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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집사 어디가~ 시즌2

[시즌2 #56] 믿음의 기도 - 김집사편 Part1

by 현명소명아빠 2022. 8. 31.
김집사 어디가 시즌2 #56
믿음의 기도 - 김집사편 Part1

 

장집사에게도, 그리도 아들내미에게도 아픔이 있었지만, 사실 김집사에겐 좀 더 오래된 고난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건강검진 중에 췌장에 1.3cm 정도의 용종이 발견되었습니다. 사실 그때 당시엔 그게 무슨 의미였는지도 잘 몰랐기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내는데, 2주 정도 지나서였을까요. 건강 검진을 받은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대학병원이나 다른 병원에서 추가 검사를 받아봤는지를 묻는 연락이었습니다. 

 

그제야 이게 가볍게 넘길일이 아니구나를 느낀 김집사는 2차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췌장 용종 판정을 받았습니다. 

 

췌장이란 부위가 참 애매해서, 위장이나 대장과 같이 용종이 있으면 떼서 조직검사를 하기가 어려운 위치에 있어, CT나 MRI 영상 판독만으로 그리고 그 형태와 크기가 변하는 추이를 모니터링하는 것 만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제야 겁이 덜컥 났습니다. 김집사 주변에도 췌장암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꽤 되시기 때문입니다.

 

CT에 이어 MRI까지 찍었지만, 그 자체만으로 판단이 어렵기에 3개월 단위로 지속 추적 검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렇게 약 3번 정도 추적 검사를 하다가 형태와 크기가 크게 변하지 않아 6개월,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나 1년 단위로 추적 검사를 이어나가던 중이었습니다.

 

사실 김집사가 몇 년 전에 비해 식단 조절과 운동을 꾸준히 하며 살도 많이 빼고, 여러 신체 수치도 좋아졌는데, 그렇게 된 동기 중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이 바로 이 췌장의 용종 때문이었지요. 심지어는 몇 개월간의 중국 출장 중에서도 힘들게나마 계속 식단 조절을 이어나가기도 했으니 말 다했습니다.

 

그리고 1년전 마지막 검사 때는 그렇게 조심하고 식단 조절까지 했음에도, 미세하게나마 용종의 크기가 조금 더 커졌다는 판정을 받으니 마음이 더 무거웠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1년이 지난 시점에 추가 추적 검사를 받을 날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장집사의 방사선 치료 이틀 전이기도 했습니다.

 

그날 밤은 김집사에게 참으로 힘든 밤이었습니다. 아무리 자려고 노력해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더워서 그런가 싶어 시원한 바닥으로 잠자리를 옮겨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새벽 3시-4시를 넘겼을 시간이 되어서야 간신히 잠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씩식하게 혼자 가서 추가 CT 촬영을 마쳤습니다. CT 촬영을 마치고 수납을 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는데 문득 김집사의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 나 정말 무서웠나보구나. 머리론 인지하지 못했지만... 두려움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었구나...'

 

마치 믿음 좋은 사람인냥 쿨한 듯 굴었지만, 사실은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김집사는 그제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장집사에 대한 부분도, 김집사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도 전혀 자유하지 못한 민낯을 그제서야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웠습니다. 셀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을 만났을 때 무덤덤한 척하며 마치 믿음의 사람인냥 굴었던 자신의 모습이 말이죠.

 

고난은 잘 포장된 그 사람의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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