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집사 어디가~ 시즌2

[시즌2 #51] 김집사의 '눈물'의 역사(ft.사춘기 아이들로 인해 흘리는 아빠의 눈물)

by 현명소명아빠 2022. 4. 13.

김집사 어디가 시즌2 #51
김집사의 '눈물의 역사

 

얼마 전 아들내미가 김집사에게 문득 이렇게 물어봤었습니다.

 

"아빠는 살면서 몇 번 울었봤어요?"

 

아마도 남자는 태어나서 3번 운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어봤나 봅니다. 그래서 김집사는 이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아빠는 눈물이 남자치곤 많은 편이었어. 근데 최근에는 눈물 흘리적이 언젠지 잘 모르겠네..."

 

"왜요? 감성이 메말랐어요?"

 

"음.... 상처가 생기면 나으면서 딱지가 생기지? 그런데 그 딱지를 나을만하면 떼고, 나을만하면 또 떼곤 하면... 딱지가 두텁게 앉으며 감각이 무뎌지지... 아빠 상태가 지금 그런 상태가 아닐까 싶은데?"

 

".... 저희 때문에요?"

 

"뭐... 꼭 너희 때문만은 아니고...."

 

그렇게 아들과 실없는 대화를 나눈 그날 저녁이었습니다. 교회 셀모임(일종의 구역모임입니다)을 하던 중 김집사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주제는 '올바른 신앙생활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세요?'였습니다.

 

사실 최근 김집사는 '신앙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아니 더 정확히는 바닥을 치다 못해 지하로 열심히 파고든 상태가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아이들 문제로 인해 그런 것도 있고... 뭐 여러 일로 인해서 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런 상태에서 나눔을 하려니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 조심히 아래와 같이 나눴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런 주제로 이야기하려 하면, 제가 읽은 책에서 기억나는 관련된 구절을 나누고, 경험을 나누겠지만... 사실 지금은 뭐가 올바른 신앙생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하나님께 바칠 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멈춰 세우시며 이제야 네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겠다고 하신 구절의 의미가... 이미 모든 걸 아시는 하나님이 그제야 아브라함의 믿음과 사랑을 아셨다는 뜻이 아니라, 아브라함 자신이 하나님을 얼마나 신뢰하고 사랑하는지를 그제서야 알게 하셨다는 의미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 요즘의 나날들은 제가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지 않고, 신뢰하지 않고 있는지를 알게 하는 시간인 듯합니다. 저는 제 감정조차도 내 것이 아니라고 입술로는 고백했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했지만, 정작 제 자신이 얼마나 아이들을 미워하고, 소리를 잘 지르는 사람인지를...."

 

거기까지 얘기하다가 문득 복받쳐 오르는 감정에 한동안 말을 이을 수 없었습니다. 나 자신이 너무도 초라해 보였고, 배은망덕해 보였고, 아이들을 미워하는 나 자신의 모습을 견딜 수 없어서였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다 겨우 말을 이었습니다.

 

"..... 이제야 제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잘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제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지 않고,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거기까지 말을 맺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셀모임으로 함께 하는 분들이 격렬히 김집사의 말을 부정하거나, 어설픈 위로를 전하거나 하지 않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그저 진심을 가득 담은 얼굴로 묵묵히 김집사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계신 것이 오히려 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셀모임을 마치고 감정을 추스르던 중 문득, 김집사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몇 안 되는 뚜렷한 어린 시절 기억 중 하나였습니다. 부모님을 따라 부흥회를 다녀온 길이었는데... 그곳에서 울면서 기도하는 분들의 모습이 낯설어하며 내내 힘들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왜냐면 그 자리에서 울지 않는 사람은 어린 김집사 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어린 김집사는 그날 밤 집에 와서 혼자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저도 그분들처럼 '울면서' 기도를 하고 싶은데... 눈물이 안 나요... 눈물 좀 나게 해 주세요."

 

지금 생각해보면 뭐하는 짓인가 싶었지만, 당시 기억을 떠올려 보자면 참 간절했었던 그 마음이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그 한 가지 기도제목을 가지고 꽤 오랫동안 (2시간은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기도했고, 어느 순간 특별한 이유가 없었는데 어린 김집사의 눈에 눈물이 격한 흐느낌으로 터져 나왔었습니다.

 

그때는 참 순수했었지요. 큰돈이 담긴 돈지갑을 엄마가 잃어버리셨을 때도 "주신이도 하나님이시고, 거둬가시는 이도 하나님이세요"라고 말했다 혼쭐이 났던 때였지요. 약 올리려 한 말이 아니라, 정말 그 말씀이 생각났고 믿어져서 이야기했던 거였지만.... 모두가 예상하실 수 있듯이... 엄청 혼났습니다.

(하나님이 참 놀라우신 건, 그때 그 말해서 혼났던 어린 김집사가 무작정 그 돈지갑을 찾으러 나섰는데 가족 모두가 찾아 헤매도 못 찾았던 것을 어린 김집사가 딱 2번 물어서 찾게 되었다는 점이지요.)

 

말씀이 그대로 믿어졌고, 한시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라는 구절을 읽고 마음에 찔려 안 그래도 잠이 모자라던 이병 시절... 보일러실에서 혼자 1시간 새벽기도를 드렸던 때도 있었지요. 신입사원의 작은 월급이었지만, 첫 것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지체 없이 다 하나님께 드렸던 모습도 있었지요.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받고 누리고 있음에도, 이제는 성경 말씀이 그대로 잘 믿어지지 않고,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과 그 하나님이 김집사를 향한 그 사랑의 마음이 와닿지 않을 때가 많아 더 쉽게 낙심하고 불안해하는 거 같습니다.

 

김집사를 무겁게 누르고 있는 많은 문제는 결국 아이들 문제도 아니었고, 환경적 문제도 아니었으며...

김집사의 믿음이 온전치 못함 때문이었고, 초심의 사랑을 잃어버렸기 때문임을 깨달았습니다.

 

다시 눈물을 달라고, 그리고 그 첫사랑을 회복시켜 달라고 김집사는 기도해 봅니다.

환경을 회복시켜 달라고, 아이들을 변화시켜 달라는 기도를 그만 멈추고...

제 자신을 바꿔달라는 기도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