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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집사 어디가~ 시즌2

[시즌2 #43] 아이들을 하나님 앞에서 내려놓기

by 현명소명아빠 2021. 9. 30.
김집사 어디가 시즌2 #43
아이들을 하나님 앞에서 내려놓기

 

사실 김집사는 한번도 아이들을 내가 꽉 잡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현재 중2인 첫째는 초등학교 내내 태권도나 운동 쪽 외에는 학원을 보낸 적이 없었고, 초6인 둘째도 태권도나 본인이 적극 원했던 미술 학원이나 논술 외에는 딱히 공부를 위한 학원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적극적으로 학원이나 과외를 돌리는 집이 과반 이상이었지만, 김집사와 아내 장집사는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그 방침을 이어나갔지요. 그리고 말씀 읽기와 기도만은 적극 장려하였고, 예배에 제일 큰 우선순위를 부여하며 아이들을 키워왔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약 한달 반 전에 두 아이에게 동시에 여러 일이 일어났습니다. 첫째는 장 증후군이 생겼고, 둘째는 심한 아토피 피부염이 생겼습니다.

 

초6 겨울방학부터 본격적으로 공부에 관한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첫째로선 1년 반 만에, 둘째는 겨우 한 달 반 만에 발생한 이 사건으로 현재는 두 아이 공부 학원을 모두 끊고 두 아이 모두 학교만 가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자율적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첫째의 경우는 배에서 계속 소리가 난다고 계속 들어봐달라고 하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연히 김집사, 장집사는 들리지도 않는 소리로 괜히 애가 핑계 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혼을 냈지요. 그러다가 이것으로 인해 학원 수업에 점차 지장이 생기게 되었고, 급기야 학교 수업에까지 지장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혼을 내보기도 했고, 달래보기도 했고, 장에 좋은 음식 좋지 않은 음식을 공부해 가며 신경도 써줬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져만 갔습니다. 아이는 장시간 좁은 공간에서 다닥다닥 붙어 공부해야 하는 학원 공부를 견디기 힘들어하였고, 결국 다니던 학원 모두를 그만 다니게 하였습니다.

 

학원을 끊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줄어 나아지길 기대했지만... 첫째는 학교 수업에도 지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김집사 부부 모두 주로 그런 첫째에게 화를 내거나 나무라는 것을 주로 했었지요. 왜냐면 이러다 학원에 이어 학교까지 그만둘지도 모른다는 깊은 불안감이 두 사람 안에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둘째는 아토피 피부염이 원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급작스럽게 발병했고, 급작스럽게 심각해졌습니다. 

 

가려워서 견디질 못할 정도였고, 다리와 팔 관절 접히는 부분은 진물과 각질이 가득했습니다. 처음에는 식단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좋아지리라 생각했습니다. 둘째가 워낙 밀가루 음식을 좋아했으니까요. 그런데 밀가루를 비롯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만한 모든 음식을 식단에서 배제하였음에도 차도가 있기는커녕 나날이 더 심해졌습니다. 

 

가려움증이 더 심해진 둘째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고, 본인의 강력한 요청으로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긁지 못하도록 손과 발을 침대에 묶어서 재워야 했습니다. 수 많은 후기와 수기를 읽으며 약을 바꿔가며 적용하였고, 병원도 다녔지만 둘째는 쉬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둘째도 약 한달 방정도 다녔던 학원을 본인이 계속 다니길 희망함에도 불구하고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렵이었지요. 두 아이 모두 상태가 최악으로 치달아 김집사 장집사 모두 Burn out되었던 바로 그때였습니다.


아내 장집사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하나도 아니고, 두 아이 모두에게 동시에 이런 일이 발생한 건.. 그냥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일로밖에 설명되지 않아요.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아이들에 대해 원하시는 것이 있으신 거 같아요."

 

사실 김집사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마음속에 깊은 반발이 생겼습니다.

 

'우리 부부만큼 아이들을 신앙을 중심으로 키운 부부가 어딨습니다. 주님!'

 

그런 마음만이 마음속에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사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김집사 장집사 모두 더이상 버틸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정확히는 '내려 놓은 것'이 아니라 '내려놓도록 하심'이었습니다. 

 

그제야 보게 하신 것은..

 

첫째에겐 욕심이 있었음을... 부모가 세운 목표치에 아이가 도달하길 원하는.. 이 과정들을 이 정도 분량으로 달성해야 아이가 가 닿을 수 있는 목표치가 있고 그 목표치에 다다라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 부모의 사랑이라고 포장된 부모의 욕심이 있었음을 말이죠. 그리고 첫째가 고맙게도 잘 따라주어서 오히려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첫째를 더 닦달하고 있었고, 둘째에게도 같은 방향으로 달리게 하려 하고 있었음을 말이죠.

 

그들이 행복해지는 길과 그 길을 향한 방향, 과정 모두를 부모가 정하고 있었지요.


그 모든 것을 뼈아픈 과정 이후 내려놓게 하시니... 불안감이 커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안함이 찾아왔습니다.김집사 부부는 아이들의 신앙, 몸과 마음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게 되었고, 그 변화가 김집사와 장집사의 말과 생각을 바꿔 갔습니다. 

 

아이들에게 조급하였던 마음이 벗어지니, 더 다정한 눈으로 바라봐줄 수 있었고, 과거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행동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니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조차도 품어 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더 당당히 공부가 너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해줄 수 있었고, 더 많은 대화를 웃으며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수혜자는 아이들이 아니라 김집사 부부였습니다. 매일매일이 외줄타기 같았던 불안감의 연속이 아니라 평안함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큰 위로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감히 생각할 수 없던 일까지 꿈꾸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에 가서 한 달 살기를 해보며 지내보기나, 외국에 온 가족이 살아보기 같은 것 말이죠.

 

그런 과정 가운데 현재 머물고 있고, 첫째는 아직 증상은 여전하지만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하고, 집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스로의 생활 습관과 공부 습관을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둘째는 아토피가 조금씩이지만 호전되고 있고, 최근 다이어리로 계획표를 짜며 스스로 생활 습관을 잡아 나가는 것과 필기체로 영어 일기 쓰기에 맛을 들여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생각과 장래에 대한 생각과 기대를 부모에게 얘기하고 김집사 부부는 즐겁게 그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아이들은 더이상 공부를 하나 안 하나... 딴짓은 안 하나 하면서 경계하고 감시하는 대상이 아니라, 사랑을 주고 돌봐주고 믿어주는 대상으로 변해 갔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장집사가 만나는 이들에게도 들려온 반응들이었습니다. 장집사는 덤덤히 이야기하는데 주변 엄마들의 반응이 너무도 격렬했습니다. 너무도 다들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던 그 집들마다 사실 비슷한 마음의 고민들이 있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잘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내 두손에 무언가를 꽉 움켜잡은 체 놓지 않으며... 하나님과 그것을 저울질하고 있음을 말이죠.

그런데.. 그것을 꽉 움켜잡은 손을 하나님 앞에서 펼치지 않으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만 주실 수 있는 '평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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