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 도서출판 혼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 도서출판 혼

이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기분부전장애와 불안장애를 앓으며 치료를 하던 중 2017년에 만난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치료에 대한 내용입니다. 일종의 치료기록이지요. 사실 치료 기록이 흥미 로울리 없고 당연히 딱딱하고 우울한 내용만이 가득할 거라 생각이 들어 선택에 다소 망설이긴 했지만, 두 가지의 서로 다른 강렬한 욕망에 대한 이 책의 제목이 너무도 흥미로워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우울함이 자신을 의심하게 만들고, 그런 의심들이 자신의 자존감을 갉아 먹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쉽게 달라지지 않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는 그런 고리들이 계속 빙글빙글 돌며 저자의 생각과 삶을 갉아먹는 모습을 보며 안타깝기도 했지만, 반대로 많은 이들이 이 책의 내용을 공감하는 것을 보며, 이런 고민과 생각 그리고 삶이 저자만의 특별한 경험이 아닌, 이 땅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또한 겪고 있는 실제임을 보며 여러 생각도 하게 만듭니다.

 

너무도 리얼해서, 그리고 너무도 자세해서 약간은 당황스러울수도 있는 치료 기록에 대한 내용과 공감은 해주면서도 끌려가지 않는 선생님의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모습 또한 인상적입니다.

 

한 때 저도 이런 고민들과 낮은 자존감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늘 한결같은 하나님의 도우심과 옆에서 지지해주는 이들이 있었고, 그리고 오히려 내가 사랑과 관심을 줄 수 있었던 기회 등을 통해 지금은 많이 극복되었지만, 그렇기에 더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너무도 리얼한 치료기록이기에 자칫 감정 전이가 와서 오히려 우울함이 깊어질 수 있는 점은 살짝 염려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