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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 세상을 알자!/같은 세상을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 론 파워스 / 심심

by 현명소명아빠 2020. 10. 10.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론 파워스 / 심심

 

2019년 여러 뉴스를 통해 여러 잔인한 사건들이 많이 알려졌는데요. 두드러졌던 것은 방화, 묻지 마 흉기 난동의 범인이 조현병 환자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조현병에 대한 여러 논란이 많았습니다. 당사자 혹은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와 국가의 책임 문제까지 말이죠.

 

이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기는 이유는 조현병을 맹목적으로 비난하거나, 옹호하고자 함이 아닌, 조현병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병이 어떤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위험한지에 대해 바르게 알고 또한 알리기 위함입니다.

 

이 책은 저자의 두 아들에게 나타난 조현병 증상과 징조 그리고 발현되고 심각해져 가는 과정들을 구체적으로 적는 동시에, 조현병 자체에 대한 이론적 측면, 역사적 측면, 그리고 의료적 측면에 대해 교차하여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책 내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조현병에 대한 부분을 먼저 보겠습니다.

이 책의 서두에서 조현병에 대해서 정의하고 있는데요.

조현병(schizophrenia). 만성적이고 치료가 안 되는 뇌의 질병. 그 원인은 부분적으로는 유전적 돌연변이에, 또 부분적으로는 외적 경험, 다시 말해 '환경적' 경험에 있다. (적어도 오늘날 신경과학자들은 그렇게 믿고 있는데, 사실 조현병에 관한 한 확립된 진실이라고 할 만한 것은 아직 없다).

조현병은 인간의 정신질환 가운데 가장 큰 두려움을 자아내는 병으로, 100명 중 평균 한 사람 이상에게 나타난다. 얼마 전가지 통용되던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은 조현병과 서로 밀접하게 관련된 분열정동장애(schizo-affective disorder)와 거의 동의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분열정동장애는 전체 인구의 0.3 퍼센트에 영향을 미치는 더 드문 병이자, 극심한 감정 기복에 조현병으로 인한 현실감각 상실이 더해진 더 심각한 병이다. 물론 전문가들 중에는 두 병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가 '조현병'이라 부르는 것은 하나의 질병 또는 '하나의 범주로 정의되는 질환'이 아니라, 몇 가지 독특한 뇌의 기능 이상들이 조합된 흔치 않은 상태를 말한다. 그 기능 이상들은 본질적으로는 유전적 성경을 갖고 있지만, 머리카락 색이나 눈동자 색 같은 직접적인 유전보다는 훨씬 더 복잡한 성격을 띤다.
유전적 이상이 있다고 해도 환경적 조건에 자극되지만 않으면 조현병이 발병할 가능성은 아주 작다. 조현병을 일으키는 가장 큰 환경요인은 스트레스로, 태아기와 아동기 초기 그리고 청소년기에 받는 스트레스가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 뇌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편성하느라 각종 혼란에 가장 취약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느끼는 분노나 공포, 불안, 또는 그 감정들이 뒤섞인 상태로 다가올 수 있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의 과잉 공급을 초래함으로써 해를 입힌다. 
...
이렇게 스트레스는 조현병의 도화선이 된다.  

 

조현병의 증상에 대해서도 아래와 같이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보실까요? 

과학자들은 조현병의 증상을 양성과 음성, 인지 증상의 세 부류로 나누는 데 대체로 동의하며, 그중 양성 증상이 가장 극적이다. 양성 증상은 형체와 존재 그리고 가장 흔하게는 목소리로 이루어진 상상의 세계로 환자를 손짓해 부른다. 일부 조현병 환자들은 그런 목소리와 환각을 자신에게 말을 걸거나 자기 안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정체성으로 여기기도 한다. 자신이 역사 속 위대한 지도자라거나 심지어 신이라고 믿게 되는 상황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그 환각을 행동으로 옮겨 폭력적이고 치명적이며 자기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음성 증상은 일반적으로 움츠러드는 행동으로 묶을 수 있는 반응들이다. 의욕 저하, 굳어버린 감정, 친구들에 대한 수동적인 외면, 무기력 같은 형태를 띠는데, 임상 우울증의 증상과는 구별된다.

인지 증상에는 기억상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나 들리는 말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 정보를 처리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유용한 행동을 취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조현병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증상을 초래하지만, 또 하나 큰 문제를 동반합니다. 바로 '질병인식불능증'입니다.

조현병의 증상들만으로는 충분히 파괴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자연은 잔인한 농담 하나를, 고통받는 환자와 그들을 도우려는 전문가 사이에 무가치해 보이지만 강력한 장벽 하나를 더 세워놓았다. 그 잔인한 농담은 질병인식불능증(anosognosia)이라는 것이다. 이는 자신을 통찰하는 능력을 가로막혀 있음을 암시하는 그리스어 단어로, 자기 정신에 아무 문제도 없다는 잘못된 확신을 가리킨다. 질병인식불능증은 정신증의 생리학적 부산물에서 기인하며 조현병 환자의 50퍼센트, 양극성장애 환자의 40퍼센트에게 발생한다. 

질병인식불능증은 신체 주변에서 들어오는 감각 정보를 해석하는 두정엽의 능력을 교란한다. 뇌졸중 환자나 뇌에 물리적 외상이 생긴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케빈은 자신이 정신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
그러나 3년쯤 지나 최후가 가까워왔을 때, 케빈은 자신에게 그 약들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판단했고, 복용을 그만두겠다고 차분하게 우리에게 통보했다. 그 고집은 어떻게 해도 꺾을 수 없었다.

증상도 치명적이고, 치료도 어려운 이 병은 저자에게 아주 가까운 이에게 발생한 비극이었습니다. 저자의 아들 두 명 모두 조현병 환자였고, 그중 한 명은 안타까운 자살로 삶을 마감하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막연한 제삼자로서 입장이 아닌 자기가 직접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조현병이 어떤 병인지, 어떻게 발병하였고, 가정과 주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적고 있습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느 순간 나의 아이에게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그 변화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고, 악성으로 변해가고, 심지어 자신의 아이가 자신을 해치려는 의도를 갖는 것을 보게 될 때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갖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삼자로서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위험하다 정도가 아닌, 나의 아이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병이며 나의 아이가 이 병에 걸렸을 때 나 자신이 부모로서 실패라는 인식을 더 갖게 된 것 같고, 그 질병을 가진 이들과 그 가정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을지에 대해서도 조금은 더 공감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조현병은 무언가 특별하고 문제가 많은 가정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릴 적 가정 폭력을 겪는 경우 등을 흔히 예상하곤 합니다. 그러나 저자인 론 파워스의 가정은 그런 모습을 발견하기 어려운 오히려 보기 드물정 도로 아이들의 가능성을 배려하고 지켜봐 주고 들어주는 가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첫째인 딘은 문학적으로, 그리고 둘째 케빈은 음악적으로 비범한 재능을 보였고, 또한 극단에서 연기도 하고 형제간의 사이도 유난히 좋아 보인 보통의 가정, 보통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러던 그 가정에 첫 번째 변화를 보인 것은 딘이었습니다. 처음엔 사춘기 청소년들의 모습 정도라 보였던 모습에서 점점 더 관계 안에서 날을 세우는 일이 잦아지고, 밖에서는 우수한 학생, 좋은 학업 성적을 보이지만, 집에서는 그 관계 속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지요. 문제는 사춘기 반항과 구분이 너무 어렵다는 점일 것입니다.

 

아마 그러던 중에 그 교통사고가 없었다면, 어쩌면 딘은 그 병이 촉발되지 않고 무난히 지났을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딘은 여자 친구와 함께 급하게 차를 몰던 중 사고가 났고, 여자 친구는 죽을 위기를 넘기게 됩니다. 그 사건이 온 동네로 퍼지고 급기야 재판까지 가면서 그 모든 과정이 딘에게 큰 스트레스로 그리고 그 스트레스가 병의 발현의 촉매가 되었다고 보입니다.

 

반면 케빈의 경우는 음악적 재능으로 인해 집을 떠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한 번씩 오는 전화의 목소리와 내용 등에서 그에게도 조현병 증상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말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대화를 제대로 이어나가지 못하고, 그리고 제대로 대화를 마무리하지 않고 끊어버리는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결국 케빈은 질병 인식 불능증으로 스스로 약을 투약하지 않다가 자살로 생을 마무리하였고, 딘의 경우는 정말 다행이게도 잘 이해해주고 그를 끝까지 돌보아준 한 의사의 손길을 통해 아직까지 잘 병을 치료하며 지내고 있다고 이 책에서 적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조현병에 대한 바른 이해와, 왜 조현병이 위험하고, 또 치료가 어려운지를 이해하며, 이 것 또한 질병임을 기억하고 함께 이겨나가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인식의 개선과 제도적 개선 그리고 가족들의 노력들이 함께 할 때 그들도 또한 우리를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후기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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