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소한 오해로 인해 이 책을 선택하였습니다. 사실 사진작가의 작품집 정도로 인식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빌렸는데, 책을 펼치고 보니 사진에 담긴 내용이 가볍지 않아 진지한 마음으로 읽은 책입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자신에게 던졌던 그 질문
'사진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답변을 이 책에서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달동네, 난민, 세월호, 성차별 그리고 동물에 이르기까지 사회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선 이들을 바라보며 찍었던 사진과 그 사진마다의 사연을 1부에서 소개하고 있고요.
이런 각박한 사회속에서 그래도 따뜻한 이들의 이야기와 그 미소들을 담은 사진을 2부에서 적고 있습니다.
3부에서는 사진작가로서 렌즈 속에 담았던 아름다운 풍광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고, 4부에서는 우리나라가 아닌 곳에서 동시간대를 치열하게 살고 싸우는 이들에 대한 장면을 담습니다.
마지막에서는 작가로서 기자로서 자신의 철학과 생각을 적는 것으로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방글라데시 난민들을 취재하고 사진을 찍는 장면에서의 작가의 고뇌를 마주한 것이었습니다.
빵을 향해 손을 뻗는 난민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외신 사진으로 흔히 봐 오던 장면이지요. 전형적이 난민 사진의 한 장면과 맞닥뜨린 순간 '이거다'하고 반사적으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머리 위로 팔을 뻗어 든 카메라에서 셔터 소리가 요란했고, 난민들은 내민 손을 주저하며 카메라를 힐끔 거렸고, 저는 좀 부끄러워졌습니다.
때론 누군가의 고통스러운 삶 앞에서도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는 것이 사진기자의 숙명일진대, 몸이 먼저 반응하는 '바로 이 장면'이란 것이 사실 그 대상에게는 모멸감을 주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면 찍긴 찍되 '이게 본질일까'하는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본문 p233-234)
사진으로 그리고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먼발치에서 뉴스로만 접하던 세상의 모습과는 조금 달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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