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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 세상을 알자!/소설이 아니어도 좋은걸~

죽으러 온 예수 죽이러 온 예수 / 김경집 / 새물결플러스

by 현명소명아빠 2020. 5. 20.

책 제목에 이렇게 직접적으로 '예수'가 언급되었고, 제가 좋아하는 출판사인 새물결플러스에서 출간된 책이지만, '신앙도서' 카테고리에 넣지 않고 '일반도서' 카테고리에 넣은 이유는 신앙도서란 느낌보다 사회 현상에 대한 인문학 도서란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다양한 모습, 쉽게 지나치거나 외면하기 쉬운 소외계층에 대한 조명, 그리고 다양한 사회 현상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인식에 대한 언급까지.. 인문학 책으로서는 훌륭하지만 신앙도서로서는.. 글쎄요..입니다.

 

국내외 다양한 사회 현상을 거론하며 그에 따른 신앙인의 모습을 말씀을 통해 투영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은 분명 보이지만.. 탁월한 분석에 비해 말씀을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 들어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책장을 덮고 제가 내린 결론은 신앙서적이 아닌 신앙인의 관점으로 쓴 일반 인문학책입니다.

 

이와 비슷한 포맷의 책을 얼마 전에 읽었습니다. 바로 이재철 목사님의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입니다. 그 책은 목사님의 삶에서 겪은 일화를 바탕으로 전하고자 하는 신앙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포맷은 유사해 보이지만,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가 소개하는 일화는 매개체일 뿐이고 분명한 목적인 메세지 전달이 따로 있다는 느낌이라면 이 책은 분석이 '선', 말씀 접목이 '후'가 분명히 느껴지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사회 현상에 대해 신앙인의 실천과 삶에 대한 인상 깊었던 책이 있었는데요. 바로 쉐인 클레어본의 '믿음은 행동으로 증명한다'입니다. 이 책은 실제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주장하는 바는 유사하지만(신앙인의 이웃 사랑) 메시지가 주는 무게감은 분명 달라 보입니다. 심지어 쉐인 클레어본은 외국작가라 한국 정서와 다소 거리감이 있는 내용이나 예화를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말이죠. 

 

아마도 그 무게감의 차이는 '밖에서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는 자'와 '그 안에 들어가서 살아내는 자'의 차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말씀대로 사는 그 삶이 책에 묻어나고 있는 것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가 어떤 삶을 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살아내는 자의 체취는 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에 불만을 살포시 가져봅니다. 서두에 잠시 예수님이 언급된 것이 거의 전부이고 나머지는 사회학자나 인문학자의 주장과 통찰만 보이는데... 굳이 제목을 이렇게 정해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또한 복음의 본질에 대한 언급은 적은데 사회 현상만 나열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p142에서 '복음은 진보다'라는 소제목을 보고 특히 많이 놀랐습니다. 저자의 의도는 십분 이해하고 예수님의 공생에서 보여주셨던 말과 행동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한국 기독교는 보수의 중심에 있다는 의견도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복음은 보수와 진보의 논리로 재정의하는 것 자체가 밖에서 바라보는 이의 시선의 한계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인문사회학적 시선으로 한국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보고 문제점을 더 깊게 고민해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할 수 있겠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하늘나라의 법칙으로 성도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에서 책을 찾고 계신 분들에겐 적극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말과 행동은 인용하고 있지만, 왜 그러셨을지에 대한 더 깊고 진지한 고민과 성찰은 충분치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에 대해 동의하고 공감하는 부분도 많이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p62에서 겁과 비겁에 대한 정의와 관점도 신선했고, p79에서 60대에 대한 성찰의 부분에서는 '의무의 삶'만 살아오신 분들이 '권리의 삶'을 살아야 하는 당위성과, 그 세대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이 아닌 그 세대에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진지한 조언에 눈길이 갑니다.

 

또한 p111에서 우리나라 인구절벽, 고령화의 이유에 대해 IMF 때에 잘못 바뀌어진 사회구조에 대한 때로부터 찾는 시도는 아주 탁월하다 생각이 들었고, p126에서 학교과 교회에서부터 '노동의 법과 권리'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적극 공감합니다.

 

p162에서 청년들을 그래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기성세대로부터 '권한'은 위임받지 못하고 사회의 '공정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청년 세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정리해 보자면,

1. 좋은 사회현상 분석에 대한 책입니다.

2. 책 제목만 이렇게 안 했다면..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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