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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 세상을 알자!/행동과 인식 그 너머의 세계 : 심리

공간이 만든 공간 / 유현준 / 을유문화사

by 현명소명아빠 2020. 6. 14.

'알뜰 신잡 2'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각 분야에서 탁월한 분야별 지식과 입담을 가지신 분들의 대담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배울 것이 참 많았는데, 새로운 분이 나타나면서 관심이 생겼었습니다. 더군다나 건축가가 어떤 새로운 시각을 보여줄까 하는 것이었지요.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정말 건축가 맞아? 인문학적 소양과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그의 방대한 지식은 건축이란 결과물을 토대로 정말 다양하게 보이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유현준 교수님의 팬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도서관 책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반가운 이름이 보여 바로 책 배달로 회사 가까운 도서관에서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역시나 건축으로 시작하지 않고,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특히 눈길이 갔던 것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와 건축, 인식, 종교, 내세관에까지 영향을 미친 가장 처음 단초가 바로 '농사'라는 점입니다.

 

강우량에 따라 동양에서는 벼농사를, 그리고 서양에서는 밀농사를 주로 지었으며 그것이 '집단 노동'과 '개별 노동'이란 차이를 만들었고 이 차이가 동양에서 '관계 안에서 나를 찾는' 인식과 서양에서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일명 '관계 중심'과 '개인 중심'의 문화 차이로까지 이어지는 저자의 견해는 무릎을 칠만큼 탁월했습니다.

 

이미 예전에 다른 서적과 다큐를 통해 동양은 자기소개 시 가족 중 자기 위치를 먼저 말하고, 서야에서는 나의 관심사와 생각으로 시작한다는 차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동양의 아이는 가족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공부하고, 서양의 아이는 자기의 성공을 위해서 공부한다는 차이도요. 그렇지만 그런 인식과 문화의 차이가 기후 차이로 인한 농사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정말 다방면에서 지식이 없는 한 연결하기 어려운 인식의 범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문화의 차이는 종교와 내세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며, 서양은 '절대성'과 '수학'으로 동양은 '관계'와 '비움'으로 꽃 피웠음을 보게 됩니다. 특히 문화적,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기독교에 대한 통찰력은 특히나 탁월하였습니다.

 

문화의 차이는 글자의 차이, 체스와 바둑과 같이 놀이에서도 다른 것을 지향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체스는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지만 바둑은 자유롭게 둘 수 있으며 다른 말과의 위치의 관계에 따라 승패가 달라집니다. 체스는 다른 말을 죽여야 하지만, 바둑은 빈집을 만들어야 이깁니다)

이 내용에 대한 것은 p121의 비교표에서 쉽게 비교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런 문화의 차이로 동양과 서양은 건축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국가 간의 교류의 발전에 따라 서로에 대한 도입을 시도하고 이는 퓨전 건축양식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기술발전 특히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설계의 발전으로, 그리고 가상현실과 3D 프린터 건축과 같은 다양한 기술 발전의 흐름들은 건축의 발달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건축학도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건축이란 한 양식을 통해 동양과 서양의 문화와 다방면의 지식을 비교하며 관조할 수 있는 소중한 인문학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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