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김집사와 아내가 결혼한 지 13주년 되는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처음 7-8년 정도는 계속 꽃을 사서 들어갔던 거 같은데... 어느샌가 말로 대체한 거 같아서 새삼 미안해지네요. 그래도 어제 0시가 될 때 김집사는 아내를 꼭 안아주며
"13년 동안 데리고 살아줘서 고마워요."
라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마웠거든요.
암튼 각설하고, 오늘은 아이들이 더 기다리는 날이었지요. 외식하는 건 어찌 나들 좋아하는지...
그런데 운정역으로 데리러 나온 가족들이 너무 흥분해 있길래 미리 사전에 말을 맞춘 아내와 김집사는 너스레를 떱니다.
"자 집에가서 맛있게 밥 먹자."
"아빠, 오늘 두 분 결혼기념일이잖아요. 외식해야죠."
"아니, 엄마 아빠는 괜히 나가서 돈쓰기 싫은데?"
그러자 아들이 호기롭게 얘기합니다.
"제가 돈 낼게요"
그러자 아내인 장집사가 아이들 몰래 눈을 찡긋하며 한마디 거듭니다.
"아이들이 만원씩 낸다고 했어요.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선물로요"
그제야 김집사는 못 이기는 척
"그래? 그럼 외식하러 가볼까?"
사실 김집사와 장집사가 말을 맞춘 이유는 아이들이 가족의 기념일에 대해 좀 더 직접적으로 함께 하길 바랬기 때문입니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는 법! 그래야 더 아이들도 기쁘게 이날을 함께 축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오래도록 아들이 노래를 불렀던 곳에서 장장 1시간 45분을 식사한 후 집에 돌아오니 아들이 만 원짜리 2장을 먼저 내밉니다.
"이건 밥값이에요"
웃으며 고맙다고 말하고 받는데 아들이 다시 2만 원을 더 꺼냅니다. 그리고 말을 이어갑니다.
"아까 건 밥값이고요. 이건 제가 드리는 선물이에요."
순간.. 왜 부모님들께서 명절 선물로 현찰을 좋아하시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ㅎㅎ
고맙다고 말하며 만원만 받았습니다. 이것만 해도 너무 고맙다고, 아들에게 용돈을 다 받아본다고 말하면서 말이죠.
이어서 딸도 밥값 만원과 더불어 정성 들여 만든 편지를 줍니다.
오늘에서야 들은 얘기지만, 아이들의 행동과 선물에 요즘 맘이 많이 힘들었던 아내가 많은 위로를 받았던 거 같습니다.
아이들과 런닝맨을 30분 정도 보고 재우고 나서 거실에 앉아 있는데 김집사 마음에 한 가지 걸리는 말이 있었습니다.
선물을 주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엄마 아빠 말씀 순종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게 엄마 아빠한테 주는 선물보다 더 좋은 거야"
한 말이었지요.
사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하면서 말 안 듣는 게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으니까요.
그래도 아이들의 정성에 조금 더 예쁘게 반응해 줬어야 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나도... 주일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기도하고, 헌금을 내고 하는데... 그것보다 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건 평소에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 나의 주변 사람들을 더 사랑해주며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죠.
같은 원리인데... 아이들에게 잔소리 삼아 참 자주도 얘기하는 건데.. 나 자신이 참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하나님께 죄송해집니다.
"아버지 하나님... 저도 그렇게 살게요. 그래서 더 기쁘시게 할게요"
김집사는 한 번 더 조용히 되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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