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집사 어디가~ 시즌2

[시즌2/#4] 선교사님 부부와 함께한 어느 좋은날~ #1

by 현명소명아빠 2019. 10. 6.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오랫동안 김집사와 아내 모두 함께 칼을 갈아온(?) D-day가 오늘입니다.

 

반 강제적으로(?) 미니멀리즘 맞이 대청소를 시작으로 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천장까지 닦은 그 인고의 시간을 지나 결국에 그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늦은 밤을 지나 이른 새벽까지 청소와 정리로 마지막을 불태운 그러나 아직도 미련이 남는지 집안을 돌아보는 아내의 등을 떠밀며 김집사는 집을 나섭니다.

 

렌터카를 빌리고, 아내를 선교사님 부부를 모시러 보낸 후 김집사는 집에 돌아와 잠시 기절(!) 한 후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선교사님 부부를 만났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다시 정신을 다잡고 아이들을 준비시켜 첫 번째 여행지인 마장 호수로 떠납니다.

 

하늘에는 태풍의 여파로 아직 구름이 가득하지만 사진에 다 담기지 못한 아름다운 하늘이 경치와 어우러져 너무나 예쁜 풍경속을 선교사님 부부와 거닐 수 있었습니다.

 

출렁다리와 호수 주변을 거닌 후 점심을 먹으러 출발합니다.

 

여기서부터 사건이 시작되는데요. 사실 점심을 "문산 애슐리"에 가서 먹을 예정이었는데... 지난 8월에 까지만 해도 영업을 하던 곳이 없어졌을 줄이야..

멘붕인 정신을 추스려 겨우 생각난 "파주 닭국수"로 갔으나, 주차장은 커녕 도로 앞에서도 자동차가 8대 정도 줄 서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김집사는 부랴부랴 뒤따라 오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태에 대해 전합니다. 

잠시간 고민 끝에 원래 저녁메뉴로 준비하였던 월남쌈과 볶음 우동을 점심 메뉴로 내놓기로 하고 일단 집으로 돌아옵니다. 

다행히 천사같은 선교사님 부부는 이리저리 길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늦은 점심을 드심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드셔 주셨네요.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며 잠시 이야기 꽃을 피우다 날이 저물 즈음 프로방스로 향합니다.

 

그런데 프로방스 거의 다 와 갈 즈음 아내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로 오세요!"

 

김집사는 무슨일인가 싶었지만 멀지 않은 곳이라 차를 서둘려 돌려 향합니다.

그런데 언덕을 구불구불 올라가니 입구에서 군인 한 분이 차를 막아섭니다.

시계를 보니 5시가 살짝 넘은 시간... 안내 표지판을 보니 5시까지 입장 가능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찌해야 하나 머뭇머뭇거리고 있는데 다시 아내에게 전화가 옵니다.

 

"얼른 올라오세요"

 

"여기서 못 올라가게 하네요"

 

"표 끊었으니 얼른 올라오세요"

 

전화기 밖으로 소리가 들렸는지 군인이 웃으며 올라가라고 합니다.

 

올라가니 주차장서부터 안내하는 분이 서둘러 차를 세울 곳과 가야 할 곳을 안내해 주십니다.

의전을 받듯 연달아해 주시는 안내를 연속으로 받으며 전망대에 올라 안내 영상을 본 후 망원경으로 북한 땅을 바라봅니다.

 

사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으로 갑자기 향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내와 선교사님이 운전 중에 얘기하던 중 북한선교에 대한 비전을 아직 가지고 때를 기다리고 계심을 듣고 아내가 갑자기 이곳으로 가도록 한 것이죠. 센스~

 

북한 땅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다 같이 기도를 드렸습니다. 저 땅이 열리도록.. 저곳에서도 신앙의 자유가 있기를... 그곳의 주민들과 성도들을 위해서 같이 간절히 기도를 드립니다.

 

한 층 아래로 내려오니 전시관이 있습니다. 실향민 분들의 사진들과 인터뷰 영상이 죽 있습니다.

 

그분들도 몰랐겠지요.

잠시간의 이별이라 생각했겠지요.

곧 다시 돌아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겠지요.

그것이.. 죽기 전 보는 마지막 얼굴이라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겠지요.

 

사진 중에는 6.25 전쟁 1년 전인 1949년에 결혼 기념사진을 찍은 부부의 모습이 유독 김집사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소박하지만 행보한 그 모습에서 1년 후 닥쳐올 그 끔찍한 일들에 대한 근심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도 저러하겠지요

 

잠시 후의 일도 모르는 게 인생(人生)이니까요.

그 제한성과 한계성을 인정하지 않고 마치 천년만년 지금 누리는 것을 누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지만 우리 내면에는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항상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없는... 혹은 적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예수님을 통해 거듭남을 입은 이들이겠지요.

천국에 대한 소망 그것을 이 사진들을 보며 김집사는 다시 떠올려 봅니다.

 

1층으로 내려와 보니 그동안 남북한 간 역사에 대한 자료가 있습니다. 그중 유독 시선을 끄는 것은 한대의 피아노였습니다.

 

바로 휴전선 철조망을 피아노 현으로 사용한 피아노였지요.

저 철조망에 얼마나 큰 그리고 오래된 슬픔이 서려있는지 감히 짐작할 순 없겠지만.. 언젠가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때에 그 슬픔이 변하여 기쁨과 찬송이 될 날을 기대해 봅니다.

 

밖으로 나와보니 노을빛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고, 멀리 뵈는 산들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스라이 보입니다.

 

'역시 최고의 화가는 우리 아버지 하나님이구나' 싶습니다.

 

마감시간이 다되어 다시 차를 타고 원래 가려했던 프로방스로 갑니다.

빛 축제 중이라 예쁜 조명들이 여기저기 아름다운 조명들로 가득한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마지막으로 유명한 빵집서 빵을 좀 사서 집으로 돌아와 간단한 저녁을 같이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외식을 제안했지만 선교사님 부부께서 정중히 사양하셔서 집에 돌아와 사온 빵과 선교사님 부부께서 가져오신 태국 컵라면을 맛있게 먹으며 저녁 식사를 나눕니다.

 

사실 이 시간이 비록 사진으로 남긴 것은 없지만... 김집사 개인적으론 오늘 하루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라는 것은 주고받음이지요. 

주고받음에 있어 어떤 대화는 소모적입니다.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체력은 고갈되고, 정신력은 소모되고, 끊임없이 이야기 소재를 생각해 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대화는 건설적입니다.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눈은 반짝 반짝이며, 입가에 슬며시 걸리는 미소는 지워질 줄 모릅니다.

껄껄대는 웃음과..."어머 나도 그런데"가 절로 나오는 공감의 리액션들이 끊이질 않습니다.

 

이 저녁은 거기에 하나 더하여 성령님의 교통 하심을 통해 서로의 영이 회복되고, 신앙의 여러 주제에 대한 깊은 대화들이 오고 감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다시금 되새기는 것이 추가됩니다.

 

이 맛은.. 정말 뭐랄까요. 

맛없는 식은 밥을 물에 말아먹다가 정갈한 한정식 한상을 앞에 둔 마음이랄까요.

 

특히 집중한 부분은 바로 은사입니다.

그리고 다음 편에 적겠지만... 이 대화 주제 또한 성령님의 이끄심임을 다음날 저녁 다 같이 깨닫게 됩니다.

 

대화는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습니다.

영향을 주고, 또한 받습니다.

깨달음을 주고, 내 의도는 아니었지만 깨달음을 주기도 합니다.

 

바나바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그가 어떻게 바울을 세웠으며 세우기 전에 어떻게 바울의 회심을 확신하였는지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예언의 은사가 어떻게 사용되었을지에 대한 얘기를 더 깊이 나눕니다.

평신도란 개념은 가짜이며, 초대교회의 모습은 모든 성도가 가르치고 기도하며 나누는 모습이었음을 다시 되새깁니다.

교회 안에서 은사에 대한 명확한 지식과 이해가 없어 무작정 두려워하고 부정하는 모습을 나누며 마음 아파하기도 합니다.

이단들이 그런 은사에 대한 것을 신비주의로 악용하는 사례들에 대한 경계임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성령의 은사는 분명하고 지금도 성도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데 절실히 필요함에도 쓰질 않는 교회의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대화를 통해 생각보다 서로서로가 너무 닮은 모습이 있음에 놀라며 웃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탁월한 컨설턴팅과 조언에 깨달음도 많이 얻고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때론 부모가 아이들에 대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한걸음 떨어진 곳에서 탁월한 식견을 가진 분의 의견은 너무나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이렇게 첫날밤이 느지막이 마무리됩니다.

자리를 정리하고 누웠는데, 나눈 대화들과 오늘 같이 보낸 시간들이 너무 귀해서 김집사는 급하게 핸드폰을 열고 오늘 하루를 복기하며 메모장에 급히 적어 봅니다. 적는 순간에도 다시 떠오르는 장면들이 너무 좋아 김집사 얼굴에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2에서 이어 갑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