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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 세상을 알자!/소설을 읽읍시다~

빡빡머리앤 / 고정욱, 김선영, 박상률, 박현숙, 손현주, 이상권 / 특별한서재

by 현명소명아빠 2020. 5. 23.

코로나 19로 인해 오랫동안 전자책으로 충족되지 않던 갈증이, 공공도서관 개관에 맞춰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서가를 둘러보던 중 신간 코너에서 푸훗하고 웃음 짓게 만드는 책 제목을 보았습니다.

 

'빡빡머리 앤'

 

어릴적 추억의 이름인 빨간 머리 앤을 저렇게 바꿔도 되나 생각하며 얼른 골라 집에 데려왔습니다.

 

빡빡머리 앤은 한 가지 주제로 여러 작가가 짧은 소설을 함께 엮어 출간한 옴니버스식 소설입니다. 그리고 그 주제는 남녀 성평등이지요.

 

미투가 보편화되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여성의 역할이 남성 주인공에게 의지하는 역할이나 도움을 받아야 되는 역할에서 단독 주인공으로까지 발전되는 그런 시대를 사는 듯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갈길이 멀구나를 다시 일깨워 주는 책입니다.

 

다만, 수필처럼 그 자체를 직접 언급하기보단.. 소설이란 장르로 이야기를 통해 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오히려 전달력이 더 좋은 것처럼 느껴지네요.

 

옴니버스 소설중에서 몇 가지를 짧게 소개해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 번째 소설인 빡빡머리앤에서는 웬만한 남자애들보다 훨씬 더 축구를 잘하는 조앤이지만, 같은 반 남자아이들에게서도 다른 반 남자아이들에게서도 축구 선수로 함께 뛰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축구'는 당연히 '남자'의 전유물이란 인식에서 출발한 차별은 조앤이 자신의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고, 머리를 '빡빡'밀어 버리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서 겨우 극복할 수 있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남자아이들은 조금의 실력만 있어도 뛸 수 있는 자리를 여자아이는 탁월한 실력과 남들 이상의 결단이 있어야만 함께 할 수 있는 한계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소설인 '언니가 죽었다'에서는 어머니 세대에서 느꼈던 불합리가 오히려 자신의 딸에게 이어지고 있는 안타까움을 보여줍니다.

 

네 번째 소설 '분장'에서는 남자들의 성폭력으로 인해 여자아이가 얼마나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그 안타까움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섯번째 소설 '마카롱 굽는 시간'에서는 우리 조부모 세대와, 부모세대 그리고 그 자녀세대에서 나타나는 남녀 성평등에 대한 인식 수준의 차이와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와 연배로 인해 얼마나 자녀 세대에게 폭력적으로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빌려오니 아들이 더 열심히 재밌게 읽는 것을 보고 다행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우리 자녀세대에서는 불합리한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되지 않는.. 너무 특별하지 않아도 같은 권리를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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