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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집사 어디가~ 시즌2

[시즌2 #67] 한국 교회를 지켜야 한다고 외치는 기독교인들에게 주는 바울의 메시지 (feat. 디도의 일기)

by 현명소명아빠 2023. 9. 30.
김집사 어디가 시즌2 #67
한국 교회를 지켜야 한다고 외치는 기독교인들에게 주는 바울의 메시지
(feat. 디도의 일기)

김집사는 '디도의 일기'라는 책을 최근 읽고 있습니다. '세 왕 이야기'로 유명한 진 에드워드의 책이며, 바울의 2차 선교 여행에 대해 디도의 시선에서 이야기로 풀어낸 책입니다.

 

책 후기의 글에서 거론하겠지만, 바울의 서신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는 책이자, 이야기 자체로도 매우 흥미진진한 책입니다.


최근 아니 꽤 오래전부터 연세드신 성도님들을 중심으로 카카오톡을 통해 '한국 교회를 지켜야 한다.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라는 선동적 메시지들이 많이 돌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메시지들이 주는 내용이 얼마나 비성경적인지에 대해서 논하기 앞서 이 책을 통해 바울이 전하는 메시지를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내용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바울이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진 유대인 종교인들 중 과격파가 바울의 선교 행적을 그대로 따라다니며 바울을 모함하는 내용을 바울이 세운 교회와 유대 공동체에 끊임없이 흘리며, 바울을 만나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까지 하고 그 먼 거리를 바울을 추적하는 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바울과 실라가 듣습니다.

 

아래 글은 처음엔 두려움도 갖고, 아시아 교회들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전할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던 바울의 말입니다.

서로 두려움을 가르치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었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실제의 적과 가상의 적을 모두 무서워하라고 부추기더군. 일삼아 돌아다니며 경고를 남발합디다. 경고하고 또 하고, 하지만 그런 식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파멸로 가는 지름길일 따름이지. 흔히 조금만 겁을 먹어도 한데 뭉치려들지만, 그렇게 모이는 건 거룩한 모임이 아니야. 인간이 무언가를 세워가는 방식일 뿐이란 말씀이야.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거짓 연합이 고작이지. 싸구려 사역이라고. 두려움과 미움 위에다 무얼 세우면 그게 서기를 하겠소, 선다 한들 오래 가기를 하겠소? 새로운 연합체가 생길지는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하나님의 에클레시아를 세우진 못할 게야.
.....

하나님의 역사는 쉬 깨지는 경우가 많아. 교회(또는 모임)는 잘 깨지거나 그래 보이지.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거룩한 대속사역을 통해 하나님이 행하신 일들을 좀처럼 신뢰하고 싶어 하질 않아요. 그래서 주님의 백성들 주위로 거대한 보호 장벽을 세우겠다고 나선단 말씀이야. 옳지 않아. 그건 정말 옳지 않아. 한마디로 스스로 일군 역사를 지키려고 경고와 공포의 울타리를 치는 거지. 인간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보존하겠다는 동기 자체가 부패한 거란 말일세. 영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는 짓이라네. 그렇게 해서 얻은 결과물은 오래가지 못하지. 
                                                                                                                                        (디도의 일기 중 p130-131)

슬프게도 많은 한국 교회들이 '공포와 두려움'을 조장합니다. 대한민국이 공산화 될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교회를 지키기 위해선 이렇게 해야 한다 라며 분위기를 몰아갑니다.

 

일견 이해의 여지는 분명 있습니다. 한국전쟁을 경험해 본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는 그 처참했던 그리고 끔찍했던 경험에 기반한 반응이 분명히 다를 것입니다. 사고가 한 번 날뻔한 경험만으로도 트라우마가 남는 연약한 인간인데, 그런 끔찍한 경험이야 얼마나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도는 그래서는 안됩니다. 예수님께서 머리되신 교회,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라는 믿음이 있다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노력을 기울이거나 두려움을 조장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주신 명령을 지켜 행하고 이 세상에서 구별된 성도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로 어떻게 살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아내는 것에 더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만약... 정말로 우리가 지켜서 지켜지는 교회라면....

정말로 예수님께서 머리되신 교회가 맞는지 반문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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