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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집사 어디가~ 시즌2

[시즌2 #64] 자녀의 부정적 반응...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by 현명소명아빠 2023. 5. 27.
김집사 어디가 시즌2 #64
자녀들의 부정적 반응...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자녀를 키우며... 특히 사춘기 자녀를 키우며 어떤 부모든지... 자녀의 부정적 반응을 최소 한 번씩은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일생에 한 번이 아니라 하루에 한 번 이상씩요 ㅎㅎ.

 

부모의 말이나 제안에 대해 자녀가 보이는 부정적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그런 반응들에 대해 부모님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시나요?

 

앞서 몇 차례 나눴지만, 김집사네 아이들은 둘다 사춘기 시절을 맹렬히 보내고 있고, 당연히 김집사와 아내 장집사는 아이들의 부정적 반응에 자주 노출되고 있었지요. 이게 참 희한한 게... 자주 노출되면 익숙해 질만도 한데... 그렇지 않더군요.

 

예를 들어 주말이나 휴일에 어디 나갈까? 하면서 미리 약속을 잡으려 하면, 딱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확답도 주지 않고, 가겠다고 하지도 않지요. 말그대로 '애매'하게만 말합니다. 그리고 당일이 되기까지 그 자세는 변치 않지요. 그리고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보낼 때가 대부분입니다.

 

부모로서는 참 속터지는 순간이지요. 차라리 아무것도 하려고 안 했으면 모를까...  뭔가 하려고 하다가 자녀의 부정적이고 미온적인 반응에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를 보내고 밤을 맞을 때 그 갑갑한 마음은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대부분 공감하실 듯합니다.


김집사와 아들이 태국여행을 갔을 때 일입니다. 태국에 거주하시는 아내 장집사의 지인이 많이 챙겨 주었는데, 아내가 함께 하지 않았음에도 정말 정성껏 챙겨주고 데리고 다녀 주었지요. 아침 일찍 그날 다닐만한 코스 여러 개와 식당 후보지 여러 개, 카페 후보지 여러 개를 골라서 보내주고 고르도록 해주었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었지요.

 

그날도 참 고맙게도 아침 일찍부터 가볼 만한 장소와, 식당, 그러고 카페에 대해서 리스트를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이른시간이라 김집사 혼자서 그 리스트를 확인해 보고 있었지요. 그러고 한시간? 한시간 반쯤 지나서 아들을 깨웠는데, 밤 늦게까지 게임이라도 한건지 잘 일어나지도 못하고 힘들어 했지요. 겨우겨우 깨우서 씻기고 그 리스트를 보여주는데, 리스트 보는 것 자체를 시큰둥 하는 것이었지요. 여기 어떤지 물어도 시큰둥하고, 부정적이고... 그런 실랑이를 약 40분 정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김집사가 폭발했습니다.

 

사실 여긴 사심도 좀 포함되어 있었지요. 앞선 포스팅에서 나눴듯이 장집사와 아들 간의 여행 전부터 이어진 갈등과 그로 인해 중간에서 눈치 보던 설움이 더해져 폭발한 것이죠. 그리고 그날 모든 일정을 다 취소하고 그냥 숙소에서 아들이 원하는 수영이나 하면서 푹 쉬라고 선언해 버렸습니다. 그제야 분위기를 눈치챈 이 둔한 아들은 사과를 했지만, 쉽게 그 분위기가 풀리진 않았지요. 

 

뭐 결국 자식이기는 부모 없고, 아내 지인에게도 죄송한 맘이 커서 그날 오후 외출을 다녀오긴 했습니다만, 감정의 골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던 중 태국에서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62편에서 이미 나눴듯 선교사님과 함께 드린 그 예배는 정말로 의미 깊고 깊은 위로와 은혜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예배가 끝나고 정성껏 준비해 주신 다과를 나누며, 선교사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안 드렸음에도 아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서 김집사가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자녀의 부정적 반응은 당연한 것이라는 거죠. 오히려 반가워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거나, 매여서 할 말을 못 하던 어린아이가 아니라, 이제 자신의 의사표현을 분명히 할 수 있는 나이로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로 바라봐야 한다고 하셨지요.

 

그러고 보니 태국 여행 초기에 함께 여행을 다녀준 지인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자신은 아이에게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고요. 그리고 그 No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고도 말해 주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일부러 근처 쇼핑센터에 들러 이것저것 사면서 아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감정적으로 대했던 것에 대해 사과하고, 아들이 김집사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것은 잘못한 일이 아니라고 다시 설명해 주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배려하여 예의를 갖춰 이야기하는 것 또한 중요함을 알려 주었습니다. 


비록 아픔도 있었고, 힘든 시간이기도 했지만,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분들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방법과 기회로 김집사는 아들과 조금 더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들의 태도가 확 달라진 건 없습니다. 여전히 복창 터지고, 애매하게 반응하고, 부정적입니다. 다만, 전보다 조금은 더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조금은 더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말할 줄 알게 된 부분은 분명한 변화이겠지요.

 

그렇게 김집사도, 아들도 조금은 더 성숙해 지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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