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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집사 어디가~ 시즌2

[시즌2 #61] 내가 널 여기까지 데려갈 거야~~

by 현명소명아빠 2023. 1. 16.
김집사 어디가 시즌2 #61
내가 널 여기까지 데려갈 거야~~

꽤 시간이 지났습니다.

 

처음 아들이 불안장애로 등교를 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지요. 작년 1학기 초였으니 1년 조금 못되었으려나요. 그로부터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에 관해서는 김집사 어딘가에서도 몇 차례 적은 바 있지요. 그 일이 있고나서부터 김집사네 가정에는 변화가 생겨났습니다. 오늘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변화는 김집사와 장집사가 '울보'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장집사부터였습니다. 예배시간만 되면 아니 예배를 여는 찬양을 하기도 전부터 울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김집사도 그러고 있습니다. 설교 말씀을 듣다가도 웁니다. 찬양할 때도 울고, 기도시간에도 웁니다. 그러다 보니 티슈를 꼭 챙기며 예배당에 들어갑니다. 처음엔 좀 민망해하기도 했지만... 이젠 그런 거 없습니다. 아주 펑펑 웁니다.

 

근데 이상한 건, 울음의 이유가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엔 아들의 모습이 안쓰럽고 안돼서, 그리고 이런 현실이 슬프고 아파서 울었습니다. 그 이유로 꽤 오래 울었던 거 같습니다. 설교 말씀이 은혜로우면.. 이 좋은 말씀을 와서 듣지 못하는 아들이 생각나 울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쯤이었던가요? 어느 날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김집사가 예배를 여는 찬양이 시작할 즈음, 또 슬퍼서 막 울음을 터뜨리려던 찰나에 마음속에서 '그만!!!!!!!!!!!!!!!!!!!!' 하는 마음이 너무 강하게 들었습니다. 마치 옆에서 누가 실제로 말을 건 것처럼 말이죠. 너무 놀라서 눈물이 쏙 들어갔습니다. 약간 겁먹은 마음에 멋쩍은 마음으로 기도를 하는데, 그런 마음을 주시는 거 같았습니다.

 

'네 아들 때문에 그만 슬퍼했으면 좋겠어. 그 아이는 내 인도함 속에 있어. 그러니 너는 아들 때문에 그만 슬퍼하고 내 앞에 있는 너에게 집중하렴!!'

 

이 마음이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라고 느꼈던 가장 큰 이유는... 참 신기하게도 그날 아내 장집사도 같은 마음을 주셨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조금씩 아들 때문에 슬퍼하는 마음이 조금씩 가시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계속 웁니다. 아직도 웁니다. 그런데 이유는 다릅니다. 하나님께서 날 구원해 주신 그 은혜가 너무도 감사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간절하게 아들의 삶을 인도해 주시길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슬픔대신 소망을 가지고 말이죠.

 


두 번째 변화는 아들이 아닌 딸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딸아이는 초6 때 그토록 수줍어하던 모습이 모두 가식이었나 싶을 정도로 180도 돌변해 버렸습니다. 교내 댄스대회를 자기가 주축이 되어서 나가는가 하면, 집에서도 실없이 춤을 추며 다닙니다. 그토록 잠이 많고 평일날 깨우기 힘들었는데... 청소년부 예준위(예배 준비 위원회)에 들어간 이후 주말에도 7시에 일어나 교회를 갑니다.

 

그런데 이것을 변화라고 하기에 어려운 것이, 그 이후의 변화가 너무 예상하지 못한 변화여서일 겁니다.

 

어느 날 엄마한테 혼난 딸아이가 김집사랑 한참을 식탁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기 생각이랑 억울한 점(?)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빠 전 오빠를 미워하지 않아요. 오히려 수련회 가거나 기도회 할 때마다 오빠를 위해 울면서 기도하고 있어요."

 

사실 두 아이가 서로를 정말 미워하는구나 하고 느낄 정도로 싸운 세월이 하루이틀이 아닌지라, 이젠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었습니다. 같이 여행도 더 이상 못 갈 수준이었고요. 그로 인해 김집사, 장집사 모두 너무 힘든 나날을 보냈었지요. 그리고 두 달쯤 지났을까요? 우연히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딸아이의 말을 전했는데.... 아들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조용히 울면서 아들도 이렇게 얘기하는 것입니다.

 

"아빠 저도 동생을 미워하지 않아요.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긴 했지만, 다시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아들이 저 말을 한 날, 아들은 자기가 추운 겨울날 기꺼이 밖에 나가 동생이 좋아하는 민트맛 초코콘을 사다 줬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일로 인해 서로에게 수줍은 화해의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방학을 맞이해서 하루는 밖에서 시끌시끌해서 자다가 깼습니다. 시간을 보니 새벽 2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지요. 나가서 혼내야겠다고 맘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밖에서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남매가 그 새벽에 닌텐도를 함께하며 서로 정겹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김집사는 조용히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비록 그날 밤잠을 설쳐 다음날 엄청 피곤하긴 했지만, 그날부터 늘 새벽에 다정히 닌텐도를 하는 남매의 모습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지요.


지난 주일, '믿음'에 대한 주제로 말씀을 듣는데, 그 예시가 아브라함이었습니다. 일명 '족장 시대'로 불리는 그 시대의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는데 바로 '욥'이었습니다. 그 설교는 히브리서에서 왜 누가 봐도 믿음을 굳게 지킨 욥이 믿음에 대한 설명의 예시로 사용되지 않고 아브라함을 사용하셔서 믿음을 설명하셨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을 처음 메소포타미아에서 부르실 때도, 그 땅을 떠난 것은 그가 아닌 그의 아버지 데라의 주도로 진행되었고, 그 이후 데라의 사후 다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도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제대로 믿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이주 직후 기근이 닥치자 약속된 땅을 떠나 애굽으로 냉큼 내려가 버리죠. 그런데 그곳에서 조차 그는 아내더러 자신이 죽을 수 있으니 여동생이라 부르겠다고 합니다. 그런 그를 하나님께서 친히 구원해 주시고, 오히려 많은 재물을 가지고 돌아오게 되지요. 그 일은 그 이후 아말렉땅에서 다시 한번 재현됩니다.

 

그런 아브라함. 계속해서 믿지 못하고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사람. 그런데 하나님은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셨다고 합니다. 김집사는 2가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첫 째는 믿음은 내가 바른 신앙생활을 통해 이루는 것이 아니라, 자격 없는 이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 즉 '은혜'라는 것과 둘째로 모 집사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저런 모습의 아브라함이 걸어간 길이라면 나도 해볼 만하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었습니다.

 

자격 없지만,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찾아오시고 또 찾아오셔서 그를 결국 아들 이삭을 망설임 없이 바칠 수 있는 '부활의 믿음'까지 이끌어 가시는 모습을 보며, 아들 또한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찾아가시고 또 찾아가셔서 결국 그의 삶을 바꾸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셨습니다. 


그 마음을 주셔서 한참을 우는데, 또 하나의 마음을 주셨습니다.

 

'나의 목표는 네 아들이 아니란다. 나는 네 아들이 나의 인도함 속에 있다는 것을 믿는 그 믿음... 김집사 너를 그 믿음에까지 끌고 가는 것이 나의 목표란다. 나는 너를 그 믿음의 단계까지 이끌고 가고 있어.'

 

그 마음이 김집사의 마음에 들어오는 순간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엉엉 울었습니다. 그제야 그전에 하나님께서 왜 아들 때문에 우는 것을 멈추게 하셨는지가 깨달아졌습니다. 하나님께선 결국 김집사를 더 당신께로 가까이 이끌고 가고 싶으셨던 것이었지요.

 

김집사도, 장집사도, 아들도, 딸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모두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있음을 깨닫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대로 고난을 받는 자들은
또한 선을 행하는 가운데에 그 영혼을 미쁘신 창조주께 의탁할지어다 
(베드로 전서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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