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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집사 어디가~ 시즌2

[시즌2 #60] 왜 모든 것을 이미 아시는 하나님께 기도해야할까? (feat. 사춘기 자녀들을 통해 배우는 것들)

by 현명소명아빠 2022. 11. 12.
김집사 어디가 시즌2 #60
왜 모든 것을 이미 아시는 하나님께 기도해야 할까? (feat. 사춘기 자녀들을 통해 배우는 것들)

지난달이었을 겁니다.

사춘기 딸내미가 밖에서 친구를 만나는 횟수가 많아진다 싶더니, 달이 바뀐 지 채 5일도 지나기 전에 데이터가 없다고 보내달라고 하는 겁니다. 김집사야 회사 일 때문에 어차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고 있으니 보내주는 거야 큰 문제는 없지만... 세상에나!!! 겨우 5일 만에 자기가 가진 데이터를 홀라당 다 써버리다니욧!!!

 

그런데 일이 겹치려면 이렇게 겹치는 건지... 평소엔 데이터 달라고 하는 일 없는 아들내미도 데이터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채 일주일이 지나기 전에 딸내미가 또 달라고 하고... 그리고 또....

 

결국 지난달은 김집사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쓴 지 처음으로 더 이상 데이터를 보내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횟수 초과과 되어서 말이죠. 그래서 이 현상의 주범인 딸내미에게 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러면 곤란하지. 어떻게 이렇게 데이터를 막 쓰고 다니니!! 더이상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니 너도 제발 아껴 쓰렴!!"

 

그리고 달이 바뀌고 9일 가까이 지났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는 중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달은 딸내미가 왜 이리 조용하지? 쓰던 가락이 있어서 벌써 다 쓰고도 남았을 텐데.. 설마 지난번에 그렇게 얘기했다고 데이터 다 떨어졌는데도 말 못 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드니 김집사는 괜히 손이 핸드폰으로 향합니다. 괜히 데이터를 보내줘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그 생각과 욕구를 꾹 눌러 참습니다.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만약 데이터를 준다면 딸내미가 뭐라 생각할까?'란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아빠 센스쟁이!!"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아빠 고마워요. 데이터 막 다 써서 필요하던 참이었는데.."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아빠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 대답이 나올 확률은 정말 희박하다는 슬픈 사실을 말이죠.

더 정확히는 그런 말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아빠에 대한 감사보다 자신이 쓸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는 사실에만 더 기뻐하리라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될수록, 그나마 마음속에 희미하게 자리 잡던 그 작은 감사와 기쁨의 마음조차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것도 말이죠. 더 이상 데이터 주는 '아빠'는 온데간데없이, 주는 '데이터'만 남겠구나...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래서 우리가 굳이 기도해야 하는구나. 이미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는 아버지 하나님께...'


만약 기도 없이 하나님의 채우심만 받는다면...

 

결국 '주시는 하나님'이 아닌, '받는 내용물'에 집중하게 될 김집사 자신의 모습이 딸내미의 모습 위로 투영되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기도로 아버지 하나님께 나아간다면... 그 시작의 기도가 무엇이었든지... 그 기도를 통한 더 깊은 하나님과의 교제로 나아가길 아버지 하나님께선 원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기도는 교제인 것이죠. 내 필요를 아뢰고 그 대가로 받는 자판기 원리가 아니라, 내 필요를 아뢰는 기도를 통해서라도 더 깊은 교제로 나아가는 것이 기도임을 문득 김집사는 깨닫습니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 (요한복음 17: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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