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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도서 - 하나님을 알자!/성경상 중요 개념을 짚어봅시다!

십자가 / 새라 코클리 / 비아 문고

by 현명소명아빠 2021. 4. 11.
십자가 - 사랑과 배신이 빚어낸 드라마
새라 코클리 / 비아 문고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823326

 

십자가

십자가 사건, 예수의 수난의 의미에 관한 신학적 에세이『십자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 사건이라 할 수 있는 예수의 수난, 십자가 사건의 의미에 관해 살핀다. 십자가 사건은 그리스도교

book.naver.com

고난주간동안 어떤 책을 읽으며 보낼까를 생각하던 중, '카리안'님의 책후기를 보고 흥미가 생겨 저도 얼른 검색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참 좋은 선택이었음을 오래지 않아 깨닫게 되었습니다. 카리안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자는 신학자이자, 성공회 사제입니다. 글을 읽는 내내 느껴지는 부드럽고 간결하지만, 핵심에 대해서는 단호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십자가' 사건.. 기독교인에겐 참으로 중요하지만, 너무 많이 회자되다보니 그 가치가 오히려 퇴색한 느낌이 있는 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내어 갑니다. 

 

이 책을 읽으며 참 좋았던 점은, 깊은 묵상과 사색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가 가지는 힘을 잘 느낄 수 있었는데요. 말씀 자체 뿐아니라, 우리의 삶의 모습을 향한 깊은 관조와, 그럼으로 말씀과 삶을 어떻게 연결시키고 결합시킬지에 대해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상에서 우리가 선물을 주고받는 일은 일종의 거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합니다. '내가 이걸 주었으므로 너는 나에게 뭔가를 줘야해.' 어떤 이들은 여기에 공동체를 안정적으로 지탱하기 위해 자리 잡은 기본 질서인 '교환'이라는 경제 질서가 놓여 있다고 말합니다. 이 질서 안에서 우리는 우리가 누구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 신세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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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생활을 할 때도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이러한 태도를 견지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우리가 무언가를 통제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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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질서에 머무르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은밀하게 십일조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장부에 얼마간 좋은 점수가 기록되었으리라 확신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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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를 바라지 않고 넘치는 선물을 주거나 바치는 행동은 우리에게 윤리적 혼란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사랑은 무의미하고, 상처만 남기며, 낭비에 불과하지 않으냐고 의심합니다. 분명, 그렇습니다. 이러한 사랑은 우리의 이성과 감성을 넘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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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의지와 상상력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경제 질서, 선물-교환 경제를 궁극적으로 깨뜨릴 수 있는 초자연적 선물에 그녀는 응답했습니다.                                                                                  (p20-23)

우리는 기대하면서 주고, 기대한 것을 받는 것에 익숙한데, 하나님의 사랑은 그런 규모가 아닙니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그런 계산은 힘을 잃습니다. 그렇지만, 미련한 우리는 끊임없이 그것을 계산하려하고, 내가 그 보담을 해내야 한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갚을 수 없는 너무도 큰 사랑을 거저 받았음을..

 

저자는 이 부분을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과 하나님의 사랑을 향유를 부은 여인의 장면을 통해 절묘하게 풀어내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또한 저자는 예수를 팔아먹은 유다를 통해, 죄를 통해 하나님을 배신한 우리와 그 배신까지도 용서하고 품으시는 하나님의 그 깊으신 사랑을 보여주고 있음 또한 알게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사랑을 빚으실 수 있으며 그 사랑을 흘러넘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유다의 진정한 비극은 베드로와 달리 저 가능성을 믿지 못했다는 것, 절망햇다는 것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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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참으로 연약해져야 하는 것이지만, 인간의 사랑은 그 참된 연약함을 거부하며,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흘러넘치는 사랑에 저항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사랑이 이렇게 왜곡되어 있다 할지라도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이 넘겨지도록 허락하심으로써 당신의 계획을 실현해 나가십니다. 그분께서는 배신자를 끊임없이 용서하시고 은총을 베푸십니다. 
유다와 나란히 서 있는 우리도 수난이 전하는 핵심 진리에 저항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통제하려다 실패하고 절망에 빠지기를 반복합니다. 우리는 십자가의 길을 따르기보다는 이런 절망적이고도 기이한 순환에 휘말리기를 선호합니다. 

우리는 유다오 함께 있습니다.                                                                                    (p39-41)

마지막으로 깊게 와닿은 내용은 바로 '십자가 앞에 고개숙인다'라는 것이 우리 삶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십자가 앞에 고개숙인다'의 의미는, 이 세상의 불의에 대해 눈감는 것도 아니고, 일어나는 악을 방치하거나 방관하는 것도 아니며, 막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쓰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이것이... 이 십자가앞에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란 것을 고백해야 합니다. 생각만이 아닌, 나의 모든 것을 굴복시키는 것입니다. 짙은 어둠속에서도 밝은 빛을 믿음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희망과 소망을 십자가에 두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개신교적 관점이 아니라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과 말씀에 대한 깊은 묵상과 사색을 통해 나오는 내용이라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순절에 읽으면 너무도 좋지만, 다른 때라도 참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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