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집사와 아내 장집사는 요즘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들 딸 모두 뺀질뺀질 말도 잘 안 듣고, 공부도 열심히 안 하고, 둘이 자주 싸우기 나하고.. 하루 종일 소리만 지르다 끝나는 거 같아 하루가 끝날 즈음엔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집니다.
이날도 일찍 퇴근한 김집사는 오후 내내 아이들의 태도로 인해 신경을 곤두세우다 아내와 함께 금요기도회에 갑니다. 마주 보고 있어 봤자 속만 터지니 차라리 하나님 아버지를 뵈러 가자.. 뭐 그런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찬양을 하고 말씀을 듣고 기도를 하며 김집사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내내 화만 내던 자신의 모습을 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속상한 마음을 기도로 올려드리니 한결 가벼워진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집에 들어왔는데... 역시나 엄마 아빠 없다고 딴짓하느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두놈다 말이죠. 더 싸우면 안 되겠다 싶어 빨리 자라고 재촉합니다. 보통은 같이 기도해 주며 재우는데 이날은 그러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기도하고 자라고 합니다.
딸네미가 잠든 거 보고 아들에게도 네가 기도하고 끝나면 김집사가 녹음한 성경 낭독 틀어줄 테니 이야기하라고 하고 밖에 앉아 있는데... 여느 때 같으면 벌써 기도를 마치고 이야기를 해야 할 아들이 안 나옵니다. 살짝 들여다보니 누워서 손을 모으고 있길래 살짝 발끈한 김집사가 또 한 소리 합니다.
"기도는 앉아서 하지!"
주섬주섬 아들내미가 앉아 기도를 합니다. 다시 밖에서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도 소식이 없습니다. 자는가 싶어 보면 아직 앉아 있긴 한데 말이죠. 그러고 나서 한 5분 정도 더 흘렀을까요? 아들이 나와서 안방으로 가려합니다. 김집사가 얼른 아들을 제지하고
"엄마도 화 많이 났으니 그냥 빨리 자라!"
그러자 아들이 엄마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하며 안방으로 향합니다. 곧 있을 사태를 짐작한 김집사는 미간을 찌푸리며 거실에 서있고 아니나 다를까 안방에선 아내 장집사의 하이톤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런데 잠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더니 기도를 하는 겁니다. 이 아래 대화는 아내 장집사의 표현을 빌려 적습니다.
"너 빨리 안 자고 뭐해?"
"기도 같이 하려고요"
"그럼 기도해 봐"
그렇게 시작된 엄마와 아들의 통성기도는 15분이 넘도록 끝나지 않았고, 얼른 뛰어들어가 중재를 하려고 준비 중이던 김집사는 밖에서 중보기도를 시작합니다. 장집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진실한 회개와 하나님을 구하는 기도, 성령님을 의지하는 기도를 드려서 같이 통성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도 중에 김집사와 장집사에게 각각 성령님께서 주신 책망이 있었는데.. 장집사에겐 "너도 잘해야 해"였고, 김집사에겐 "너는 아들이 잘하고 못하고만 보지, 아들 속에 있는 나의 형상은 보지 않니?"였습니다. 아내 장집사에게 주신 메시지를 장집사는 저렇게 표현했지만 구체적인 메시지는 걱정할 거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내 백성이고 내 자녀이고 저의 안에 성령이 계시니 저 아이를 걱정하지 말고 네가 마땅히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하라고 하는 메시지였습니다.
책망을 들었지만 기뻤습니다.
뜬금없는 성령님의 역사하심이지만 너무도 필요한 때에 너무도 필요한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아들이 하나님의 자녀란 것은 머리론 알고 있었지만, 이제 깨닫게 되니 저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로 생긴 힘듦이 벗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한 번의 진실한 기도로 저가 갑자기 뿅~하고 바뀌진 않을 겁니다. 내일도 그다음 날에도 오늘과 같은 일로 대립하거나 혼내기도 할 겁니다. 그렇지만 저를 도우시고 인도하시는 이가 하나님이심을 깨달았으니 저가 잘 자랄지에 대한 불안감은 내려놓을 수 있어 한결 어깨가 가볍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11: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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