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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 세상을 알자!/같은 세상을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병명은 가족 / 류희주 / 생각정원

by 현명소명아빠 2021. 5. 13.

병명은 가족 - 어느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걸까?
류희주 / 생각정원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7896825

 

병명은 가족

“알코올의존, 거식증, 공황장애… 모두 다른 병명, 각자 다른 사연.그렇지만 내가 내린 공통의 병명은 ‘가족’이었다.”기자 출신 정신과 의사의 마음 관찰기기자 출신 정신과 의사의 마음 관

book.naver.com

우리 주변에 살아가는 많은 이들은..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다들 나 빼고 잘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는 늘 잘 지내는 이야기와 사진이 넘쳐나는데.. 정작 만나서 "어떻게 지내?"라고 물으면 정말 밝은 얼굴로 "나 잘 지내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이 책은 정신병적 에피스도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기존에 이 카테고리에서 소개했던 책들과 유사하지만, 다른 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1. 최근 유행하는 책들이 대부분 그 자신이 병력을 가지고 있는 체험담이라면, 이 책은 상담과 치료를 진행한 의사의 입장에서 쓰였습니다.

2. 그러다 보니 한 가지 병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여러 병력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3. 관점 또한 자신이 어떻게 이겨냈는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에 대한 주관적 입장보다는, 상담자/치료자인 제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차이점이라면... 다양한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이들과 그들의 가족을 함께 묶어서 바라보고 있는 관점입니다. 그래서 제목이 '병명이 가족'이겠지요.

 

가족은 위로와 피난처, 안전한 쉼터의 역할만 하기를 모두가 바라지만, 너무도 슬프게도 가정은 오히려 가장 큰 상처와 아픔을 주는 곳 중 하나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가족/가정을 통해 유발된 정신질환이 다시 그 가족에게 역으로 영향을 주는 과정 또한 이 책을 통해 잘 바라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알코올의존/거식증/망상장애와 치매/지적장애/조현병/공황장애/사회공포와 우울/신체증상장애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다양하게 발견되는 여러 증상들을 겪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와 다소 전문적일 수 있는 의학적 설명까지 곁들여져 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를 점검하는 단계의 분이 계시다면 지식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점 또한 있습니다.


중독은 영어로는 어딕션. 어원은 '동의하다, 양도하다'라는 뜻을 가진 라티어 아디코에서 유래하며, 고대에는 감금되거나 노예가 된 사람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었다. 
...
어원이 더 예리하게 중독의 본질을 꿰뚫어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중독은 한마디로 노예가 되는 것이다! (p17)


거식증 환자의 음식에 대한 태도는 어찌 보면 이중적이다. 그들은 음식에 집착하면서도 음식을 부정한다.(p85)
거식증 환자 사망률은 낮게는 5 퍼센트. 높게는 18퍼센트까지 보고된다. 거식증은 정신질환 가운데 치사율이 가장 높다.                                                                                                                               (p88)


질환의 경우 진단은 치매 하나로 단순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든 정신 증상의 집합체. 환자나 보호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가장 뚜렷한 증상은 기억력 감퇴로 시작되는 인지기능 저하. 하지만 우울감, 환시, 공격성 등 증상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게 펼쳐져 있다.                                                (p119)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치매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이것은 지남력의 영역이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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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서 지남력 손상은 기억력 손상과 함께 가장 뚜렷한 증상이다.                                                (p163)


어쩌면 현재 우리는 지적장애인들에 대해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범죄의 영역까지 이야기할 것도 없다. 잠깐의 검색만으로도 지적장애인과 관련한 많은 쟁점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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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과거보다 차별의 노골성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어떤 면으로는 복잡해진 사회만큼 지금은 더 교묘하게 차별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p205)


조현병은 환자 본인에게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낯선 세상에서 사는 두려운 경험이고, 보호자에게는 언제 자신이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살면서도 환자의 보호자가 되어야만 하는 이중의 어려움을 주는 질환이다. 
...
환자-의료진-보호자의 삼각 편대가 힘을 합쳐야 관리가 가능한 병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100퍼센트 가해자도, 100퍼센트 피해자도 없는 병. 상태가 심각한 조현병은 있어도 도덕적으로 나쁜 조현병은 없다.   (p308-309)


심계항진, 질식감, 흉통, 죽을 것 같은 두려움. 이런 공황발작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 상황에 대한 걱정이 생기며, 걱정으로 인해 행동까지 변화되는 양상을 띨 때 공황장애라고 진단한다.                 (p341)


아마도 난 나의 생사여탈권을 어머니에게 의탁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런 마음의 습관이 지금까지도 남아서, 내 가치를 나 자신에게서 찾는 게 아니라, 상대방으로부터 거울 이미지처럼 찾아내려고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해. 아무튼 나는 한동안은 먼 과거에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르는 나라는 아이를 깊이 안아주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어.                                                                                                                (p387)



우울과 불안의 터널을 지나다 보면 결국 이런 생각에 다다른다. 내 마음 하나 내 뜻대로 되지 않는데, 무엇이 내 뜻대로 될까. 그래서 우울과 불안은 인간을 비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겸허하게도 만든다. 언젠가 한 번은 찾아올지도 모르는 반갑지 않은 손님. 우리의 약한 고리가 터질 때를 노리고 있는 영악한 감정. 당황하여 갑자기 쓰러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p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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