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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 세상을 알자!/청소년자녀에게 권하고 싶은 도서들

차라리 결석을 할까? / 이명랑 / 애플북스

by 현명소명아빠 2020. 12. 2.
차라리 결석을 할까?
이명랑 / 애플북스

어느덧 아이들 둘 모두 사춘기로 접어들었고 일상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겨났습니다. 좋은 변화, 나쁜 변화 모두 다양하게 새롭게 발생하고 있지만, 그중 분명한 변화 중 하나는 도서 선택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어느덧 그림책은 시시하게 여기고, 유치하게 여기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글만 가득한 도서는 읽기는 힘들어합니다. 아무래도 유튜브에 익숙해진 세대이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빠르고 단편적으로 전달되는 정보의 전달 방식에 익숙한 나머지 진득하게 책장을 넘기는 것과 종이 가득한 활자에는 아직도 버거워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책을 읽어야 합니다. 가볍게는 독서록을 써서 과제로 내야 하기 때문이고, 무겁게는 앞으로 그들의 대입과 그 이후의 사회생활 속에서 읽어내야 하고 이해해내야 할 것들을 훈련하기 위해서겠지요.

 

'재미'와 '교훈'을 모두 가진 '독서록'을 쓸만한 책이 이 카테고리의 주요 대상입니다.


'차라리 결석을 할까?'는 이제 막 중학교에 들어간 한 여학생이 생리통으로 인해 힘들어하면서도 옆자리 남학생 짝 때문에 제대로 말도 못 하고 혼자 끙끙 앓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 아이는 자신의 몸의 변화도 낯설고, 반도, 친구들도, 중학생이라는 시스템도 낯선.. 그야말로 적들에게 둘러싸인듯한 처지인데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하고, 하는 행동과 말마다 오해를 사기 일쑤입니다.

 

자신의 중학생 생활은 채 며칠이 지나기도 전에 완전히 망한 것처럼 느껴지고, 원수 같은 짝꿍은 눈치 없이 나대는 것처럼만 느껴지는 그 아이에게, 수행평가로 인해 밤에 할 수 없이 짝과 만나고 그 아이와 강아지를 빌미로 나눈 대화들로 주인공의 생각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수행평가 발표 주제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제야 알게 됩니다. 모두가 자신과 같이 낯설어하고 있었고, 서로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그제야 주인공은 조금 더 용기를 내봅니다. 아이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보고, 솔직히 자신의 생각을 나눠봅니다. 그리고 그제야 서로에게 말하지 못해 쌓여만 간 오해들이 풀어져 갑니다.

미애나 봉화나 명랑이는 내 마음을 알까? 나는 미애나 봉화나 명랑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을까? 알려고 한 적이나 있었나? 도덕 시간에 '여자에 관한 흔한 오해'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여자애들한테는 너무 당연한 것인데 남자애들은 잘 모르고 있었다. 너무 당연해서 어떻게 저걸 모르지?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맞아. 여자애들한테는 너무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 남자애들한테는 낯설고 신기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잖아? 알려 주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는 거구나, 깜짝 놀랐었잖아? (p132)

저에게도 중1 아들과, 초5의 딸이 있습니다. 아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차라리 다행이라 할 정도로 소극적이고, 초5 딸은 인간관계에 근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 추천해 주고 싶은 책입니다. 오해는 풀고 나면 그 무게가 비교할 수 없이 가벼워지지만, 풀기 전에는 '차라리 결석을 할까?'라고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무겁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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