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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 세상을 알자!/소설을 읽읍시다~

맡겨진 소녀 / 클레이 키건 / 다산책방

by 현명소명아빠 2023. 8. 5.

맡겨진 소녀 | foster

클레이 키건 / 허진 옮김 / 다산책방

https://search.shopping.naver.com/catalog/39826948756?cat_id=50000245

 

다산책방 맡겨진 소녀 : 네이버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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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 없이 선택하여 읽은 책인데, 생각보다 대단한 작가였고, 생각보다 더 와닿는 소설이었습니다.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인 작가에, '타임스' 선정 ‘21세기 출간된 최고의 소설 50권’ 중 하나인 동시에 영화 '말없는 소녀'의 원작 소설이군요. 책을 다 읽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력이 화려하고 극찬을 받는 소설 치고는 무언가 거창한 시대적 배경도, 가슴 졸여가며 몰입하는 서스펜스도, 무언가 가슴을 묵직하게 때리는 서사적 감동도 없습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몇 번이나 읽던 것을 멈추게 되는 책입니다. 전체 다해서 100쪽이 겨우 넘는 분량... 맘먹고 읽으면 1시간도 넉넉한 분량인데 말이죠.

 

한 아이가 집의 가난과 엄마의 임박한 출산 때문에 낯선 친척집에 맡겨지는... 아주 거창할 것없는 내용에 거창할 것 없는 전개입니다. 그런데 한 번도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했던 아이가, 자신을 향한 사랑과 관심을 경험하는 그 미묘한 순간을 너무도 세밀하게 그려내기 때문일까요? 여러 번 책을 읽는 것을 멈추고 잠시 그 장면과 그 소녀의 마음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밀한 표현이라고 적은 이유는, 그 소녀의 감정을 직접적이지 않은 방법이지만 너무도 적절하게 상황을 묘사하며 표현하기 때문인데요.

 

루바브 한 줄기가 툭 떨어지더니 또 한 줄기가 떨어진다.
아빠는 아주머니가 루바브를 주워 건네 주기를 기다린다.
아주머니는 아빠가 줍기를 기다린다.
둘다 꼼짝도 하지 않는다. 
결국 허리를 숙여 루바브를 줍는 사람은 킨셀라 아저씨다.(p20)

이 소녀를 향한 애정 없고 무관심한 아빠의 태도와 심경을 이 장면을 통해 너무도 무심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오히려 마음이 아팠던 장면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이 소녀를 향한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는 것 역시 상황을 그려내는 방식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말하고 싶다. 솔직히 말하고 집으로 돌려보내 지는 것으로 끝내고 싶다.
"매트리스가 낡아서 말이야." 아주머니가 말한다.
"이렇게 습기가 차지 뭐니. 항상 이런다니까. 널 여기다가 재우다니,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이었을까? (p36)

연고도 없는 낯선곳에서 첫날밤... 그리고 오줌을 싸버린 소녀는 그 수치감에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까? 그런데 아주머니는 매트리스가 낡아서 습기가 찼다고 이야기하며 오히려 소녀에게 사과를 합니다. 


무언가 거창한 소재와 서사가 없어도... 

오히려 아주 별거 없는 사람과 아주 별거 없는 상황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것만으로도 몰입을 시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게 된 소설입니다.

 

1. 재미 : ★★★★☆
2. 미스터리 : ☆☆☆☆☆
3. 자극성/선정성 : ☆☆☆☆☆
4. 교훈성 : ★★☆☆☆

5. 표현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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