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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 세상을 알자!/같은 세상을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 손열음 / 중앙북스

by 현명소명아빠 2021. 7. 22.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클래식 이야기
손열음 / 중앙북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011612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는 5년 간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집필한 손열음의 글을 모은 것으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주옥 같은 명곡과 음악 거장들의 흥미로운 스토리, 그리

book.naver.com

저는 클래식 음악을 싫어한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 분야가 오페라 아리아나 일부 세미 클래식에 한정되어 있는 사람인지라, 사실 정통 클래식 연주자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나마 매스미디어에 이름이 오르는 이들.. 예를 들어 조성진, 정명훈 이런 분들 정도랄까요?

 

그러다가 티브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피아니스트 '손열음'씨의 짧은 연주를 그것도 정통 클래식을 손에 익지 않은 전자피아노로 연주하는 모습에서 팬이 되었습니다. (팬이 되었다고 그분의 음반을 바로 사서 열심히 듣거나 하진 못하지만, 유튜브에서 찾아 듣는 정도의 팬입니다^^)

 

 그러던 중 네이버 블로그에서 클래식과 역사에 대한 글을 주로 적는 "역클존"님의 블로그에서 이 책의 후기를 읽고 반가운 마음에 얼른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에서 처음 느낀 매력은 연주만큼이나 매력적인 글의 전개인 것 같습니다. 물론 클래식 연주를 즐겨 듣지 않는 저에게는 살짝 어려운 느낌도 드는 부분이 많았지만, 그런 어려움에도 책장을 계속 넘길 수 있었던 힘은 저자의 매력적인 글솜씨인 거 같습니다.

 

이 책은 연주자로서, 음악가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의 삶과 생각을 기록한 책입니다. 특히 많이 와닿는 부분들은 그녀가 단순히 감상하거나 분석하는 사람이 아닌.. 자신의 생각과 감정과 열정을 연주에 담는 연주자로서의 입장에서 쓴 부분들이었습니다. 저 같은 일반인들이 늘 궁금해하던 그것. '저렇게 훌륭한 연주를 하는 연주자는 그 곡을 연주하거나 들을 때 어떤 생각을 할까?'에 대한 궁금증을 충족해 주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그저 내 이야기 같은 곡 -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

고백하자면, 처음엔 이 곡을 정말 좋아했었다. 
...
"너는 무슨 곡을 제일 좋아해?"하고 질문했을 때 주저 없이 이 곡을 대기도 했었으니.
...
나는 "이 곡보다 더 좋은 음악도 있을 수가 있어요?" 했다.
...
문제는 그 결과가 조금 이상했던 것. 악보를 처음 편지 얼마 되지 않아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지고지순하게 흠모해온 곡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가장 거슬렸던 점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그대로 베껴놓은 것 같은 구조였다. <교향곡 1번>의 실패로 와신상담을 한 결과가 이것? 좀 비겁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고 보니 특유의 최루성 선율과 화성은 "제발 날 좀 사랑해줘"하고 구걸하는 듯했고, 
...
이곡은 아무리 해도 영 손에 잘 붙지가 않았다. 그 많은 사람들이 어쩜 다들 그렇게 잘 치는지 의아하게 느껴질 정도로.
...
딱 그느낌이었다. 몸이 머리와 마음 하곤 상관없이 반응하는 기분. 심장은 열려버린 듯, 머리는 비어버린 듯, 슬픈 건지는 모르겠는데 언제부턴가 눈물도 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 내 허락은 전혀 필요 없는 듯 어느새 나에게 성큼 다가와 있는 음악. 그래서 다른 건 모르겠고, 그저 내 이야기 같은 음악..
...
그렇게 내 마음은 다시, 슬쩍 열렸다.

이 책을 통해서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들에 대해서도 설명과 느낌을 잘 묶어서 알려주는 동시에, 자신의 인생에 영감을 주었던 연주자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과 일화들을 그들이 표현했던 음악의 세계와 함께 잘 묶어서 적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음악 인생을 통해 경험하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공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또한 적고 있습니다. 어느덧 자본주의의 논리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콩쿨에 대한 부분, 음악과 지역에 대한 편견, 대한민국에서 음악 교육의 현실 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미처 그 분야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한 저에게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공감을 자아내었습니다.


살짝 어렵기도 합니다. 클래식 음악이 친숙하지 않은 분에겐요.

 

그렇지만 손열음이란 음악가, 피아니스트를 사랑하는 이라면..

아니,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숨겨진 매력을 충분히 찾아내 맛보실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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