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도서 - 세상을 알자!/같은 세상을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관통당한 몸 / 크리스티나 램 / 한겨레출판

by 현명소명아빠 2022. 6. 11.

관통당한 몸 -
이라크에서 버마까지, 역사의 방관자이기를 거부한 여성들의 이야기
크리스티나 램 / 한겨레출판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22106437

 

관통당한 몸

전쟁이 여성과 여성의 몸에 가한 모든 잔학 행위를 고발하다르완다 정글에서 독일 베를린까지제2차 세계대전 위안부부터 21세기 IS의 성노예까지세계의 전쟁터에서 여성의 몸은 여전히 전장이

book.naver.com

앞서 라디아 무라드의 '더 라스트 걸'이란 책의 후기를 통해 야디지 부족 특히 여성들이 ISIS에게 어떠한 끔찍한 일을 당했는지를 읽고 나눈 바 있습니다.

 

더 라스트 걸이 그 사건의 과정과 그 사건을 겪은 저자와 주변 인물들의 심리와 그 사건들의 끔찍함에 촛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 '관통당한 몸'은 전 세계에서 야디지 부족의 여성들이 겪은 것과 유사하게 혹은 더 끔찍하게 겪어야 했던 여성들의 아픔과 만행을 고발하는 책입니다.


솔직히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책을 읽다 말고 더 읽기를 멈추고 몇 번이나 잠시 거실이나 사무실 밖을 거닐어야 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불편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여태껏 인류가 경험한 적 없는 풍요와 번영 그리고 기술적 진보로 상징되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구 한편에서는 마치 고대 근동 사회의 모습과도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끔찍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영향을 주고, 그 피해로 인해 고통당하는 이들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목도함에 따른 슬픔일 것입니다.

 

물론 저는 한발자국 아니 안전한 벽 너머에서 이 책을 읽고 있고, 나의 아내와 딸이 그런 일을 겪을 확률이 거의 없는 것에 안도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이 책의 가치는 우리가 운 좋게(!!) 안전한 벽 안에 거하고 있는 사이에도, 이런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함을 이 책은 깊이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15개의 챕터로 나누어 집단이 여성들에게 자행한 끔찍한 폭력과 강간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기록을 적고 있습니다. 목차만 봐선 구분이 안되기에, 어떤 사건을 각 챕터에서 다루고 있는지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1 야디지 소녀를 만나다 

2 죽음보다 끔찍한 범죄

 - 이라크 거주 야디지 부족 여성들에게 ISIS가 저지른 만행 


3 보코하람에게 빼앗긴 소녀들

 - 나이지리아 치복 마을의 여성들에 대한 보코하람(이슬람 전통만을 지지하는 급진주의)의 만행


4 로힝야의 비극

 - 미얀마(버마)에서 자행된 이슬람 주의 로힝야 족에 대한 인종 말살과 강간 사건


5 수십 년 동안 감춰진 고통

 - 파키스탄 군에 의해 자행된 방글라데시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강간 사건


6 역사를 바꾼 르완다의 여성들

 - 르완다 타바족에 의해 자행된 투치족 여성들에 대한 인종말살과 강간 사건 / 르완다 인구 800만명 중 80만 명이 100일간 살해된 사건


7 보스니아의 무슬림 여성

8 이것이 제노사이드다

 -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정부군에 의해 자행된 학살과 강간/강간 수용소 운용 / 강간이 의도적 테러의 수단으로 활용된 사례

 

9 강간 군대와 사냥의 시간

 - 2차 세계대전 중 러시아 군대에 의한 의도적 강간 만행 포함하여 여러 나라에서 전쟁 중 자행된 강간 사건에 대한 내용


10 삶을 도둑맞은 아이들

 - 1976-1983년 동안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정권에 의해 자행된 고문, 실종, 감금 및 학살

 

11 목숨을 건 구조 작전

 - ISIS에 의해 학살/;강간 위기에 빠진 야디지 부족의 구출 및 피난에 앞장선 인물 '압둘라 쉬림'


12 정의의 여신은 어디에 있는가?

 - 니네베 법정에서 진행된 ISIS 대원 및 부역자들에 대한 재판 내용


13 닥터 미러클과 ‘기쁨의 도시’

14 생후 18개월의 생존자

 - '세계의 강간 수도'라는 오명으로 불리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자행되는 여성 강간 현실 / 하루 1000명의 여성이 강간당하며, 콩고 동부 여성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강간당한 만행에 대한 고발

 
15 마지막 숨이 다할 때까지

 -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의해 필리핀에서 자행된 '위안부' 사건


이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이런 글을 남깁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운 좋게(!!) 이 책의 여성들이 겪은 일들을 피해 간 우리에게 말이죠.

어쩌면 안전한 집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이 모든 일이 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문제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여성들도 이런 일이 자신에게 결코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했다. 분쟁지역 성폭력은 지역적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문제다. 콩고의 한 여성이 말한 것처럼 숲에서 시작돼 계속 타오르는 불과 같다. 침묵을 지키는 한 우리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도 괜찮다고 말하는 일에 공모하는 것이다.

나는 이 이성들을 만나면서 끊임없이 겸손해졌고, 무덤 속에 있는 이들이 운이 좋았다는 그들의 느낌을 잊을 수 없었다. 내게 그들은 투사만큼이나 용감한 영웅이다. 그들은 그렇게 인정받아야 한다. (p476)

 

이 책을 읽으며 왜 내가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에 대해 알아야 하고, 책을 읽어야 하고, 이런 글을 통해 나눠야 하는지를 다시금 되새겨 보게 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