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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 세상을 알자!/같은 세상을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2 / 송희구 / 서삼독

by 현명소명아빠 2022. 5. 14.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 -
정 대리, 권 사원 편
송희구 / 서삼독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20861785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

★★★★★ “너무너무 재미있다!단숨에 이 책을 읽었다. 이 작가의 필력은 최고다!”-브라운스톤(우석)-30일 만에 커뮤니티 조회수 1,000만조선일보 1면 톱장식드라마, 웹툰 제작 확정브라운스톤

book.naver.com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편'에 이어. 2편 정 대리 / 권 사원 편을 읽고 후기를 남깁니다.


2편에서는 1편의 주인공이자 팀장이었던 '김부장'과 같은 팀으로 근무했던 정 대리와 권 사원이 주인공입니다. 두 사람은 나이도 비슷하고, 회사에서 받는 대접도 비슷합니다. 특히 '꼰대' 김 부장이 팀장으로 있으면서 겪는 어려움에 이어 김 부장을 대신해 팀장이 된 '최부장'의 전혀 다른 리더십도 경험하게 됩니다.

 

대기업에 다니고 있고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 욜로족 정 대리와 마찬가지로 곧 결혼을 앞두고 있으며, 자신의 앞날에 대해 많은 고민이 많으며 더 일을 잘해내고 싶은 권 사원의 이야기입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앞날에 대한 큰 고민없이 너무 현재의 삶에 취해 있는 욜로족 정 대리가 '당연히 넌 틀렸어!'라는 입장에서가 아니라, 왜 그런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그 세대의 고충과 박탈감을 함께 그려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MZ세대가 일을 대하는 자세와 또한 결혼에 대한 고민들을 매우 현실적이고 실감 나게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식? 코인? 남들 하니까 정 대리도 그냥 하긴 한다. 하지만 돈 더 벌려고 아등바등 하면 뭐 하나 싶다.
죽어라 노력해서 한 계단 올라갈 때 옆의 놈은 다이아 수저, 금수저 물고 태어나서 이미 머리 꼭대기에 있는데.
열심히 해봤자다. 그냥 지금 즐기며 사는 게 더 낫다고, 정 대리는 생각한다. (p24)


"저는 고과 때문에 월급이 안 오르는 것도 싫지만, 더 싫은 건 제가 한 일에 대해 인정을 못 받는 거예요.
진급이나 연봉, 이런 걸 떠나서 그냥 너무 허탈해요. 내가 왜 이 회사를 다니나, 계속 다니는 게 맞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p72-73)


이제야 조금 알겠다.
연애를 할 때는 사랑의 결실이 결혼인 것 같지만, 실제로 그 결혼은 사랑에 현실이 더해진 시작점이다. 마치 취업준비생들한테는 취업이 모든 게 끝인 것 같지만, 혹독하면서 허무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p187)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군대를 제대하고 취업할 때 즈음, 인스타와 페이스북을 하기 시작하면서 친구들의 근황을 알게 됐다, 온라인에서의 격차는 현실에서의 격차보다 훨씬 더 벌어져 있었다.
....
왠지 모를 자격지심에 나도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
태생적으로 부유했던 친구들에게는 자연스러움이란 것이 있었다. 나에게는 그 자연스러움이 없다. 나는 부자연스러움을 없애고 싶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없어지지 않는다. 여전히 늘 뭔가 어색하다. (p221)


다른 사람의 SNS를 보면 부럽다.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계쏙 보다 보면 어느덧 아는 사람이 된다. 나만 아는 사람. 그들은 나를 모른다. 현실에서 본 적 없는 이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태어날 때부터 잘난 사람들이니 나보다 잘 나가도 아무런 감정이 없다.

그런데 전부터 알던 친구들이 잘나가는 모습을 보면 가끔 자괴감이 든다. 나는 그대로인데 친구들은 앞서가는 듯 보이니 나는 상대적으로 불행해 보인다. 
그들의 행복은 곧 나의 불행이다.
그들은 저렇게 행복해 보이는데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그들은 저렇게 친구들이 많은데 나는 왜 친구가 없을까.
그들은 저렇게 몸매가 좋은데 나는 왜 축 처진 살들뿐일까.
그들은 저렇게 다 성공했는데 나는 왜 그저 뚜벅이 회사원일까.
그저 상대적일 뿐인데 기분이 좋지 않다.
이런 감정이 어느 때부터인가 힘들어져 권 사원은 SNS 보는 것을 접었다. (p266-267)


"아니요. 그냥... 부러워만 하고 있는 거죠."
"부러운 거야. 괴로운 거야?"
"너무 부럽다 보니, 제가 못난이 같아요."
"그래서 못난이 같아서 못난이처럼 안 보이려고 하는 거고."
"네에..."
"그런 괴로운 마음 때문에 조금이라도 남에게 과시하면서 덜 괴로우려고 소비하는 거고."
"네..."
"그러다 보니 돈은 못 모으고 트리마제는 멀어져만 가고?"
"네. 그래도 비트코인에 희망을 걸고 있어요." (p269)


"내 말은, 행복을 물건이나 물질적인 것으로 채우는 데에서 찾지 말라는 거야. 그런 건 아무리 채워봐야 계속 부족해." (p271)
...
송과장이 기차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행복을 물질적인 것에서 찾지 말라고.
도덕 교과서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내심 그렇게 비웃었다.
왜!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게 어때서.
옆의 놈이랑 비교되는 게 얼마나 힘든데, 괴로운데.
여러 가지 생각들이 순서 없이 튀어 오른다. (p320)

티브이를 틀어도, 유튜브를 틀어도, 날씬하고 멋지고 돈 많고, 뭔가 많이 갖추고 근사한 곳에서 사는 사람들만 나오는 세상인 듯합니다. 실제로는 저처럼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세상인데도, 그런 극소수의 일부 그리고 잘 포장된 이들의 모습만을 보여주며 행복의 기준을 강요받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다 IMF를 겪긴 했지만 그래도 대학 나오면 그냥 저냥 취업은 됐던 저의 세대에서, 취업은 둘째치고 이미 중, 고등학교에서부터 남은 10년이 결정되어 버린 세대로 넘어가면서 우리 자녀의 세대 그리고 현재 젊은 세대의 고충과 그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대해 조금 더 절절하게 알게 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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