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집사 어디가 시즌2 #75
복음에 대한 성도의 반응이란? (feat. 아들의 변화)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 그 전주 한 주간, 김집사의 심기가 많이 불편했습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나쁜 건 아니었지만, 김집사의 아들내미가 말씀 읽기로 약속한 시간인 밤 10시에 가보면 불 끄고 자버리거나, 뭐 이런저런 이유로 말씀을 읽지 못한 지 한주가 지나버렸기 때문이지요. 말씀이 들어가지 않아서인지, 아들의 삶 또한 제 멋대로 흘러가는 듯했지요.
그래도 김집사는 꾹꾹 눌러 참았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저녁..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있는 걸 확인 한 김집사는 아들내미 방에 가서 말씀 읽자고 이야기합니다. 게임을 하던 것을 마무리하느라 10여분이나 늦게 나온 아들이 피곤한 얼굴로 내뱉은 첫마디에 김집사는 이성을 거의 잃어버렸습니다.
"아빠, 피곤한데 짧게 읽고 끝내시죠."
순간 몸이 부들부들거릴 정도로 김집사는 화가 났지만, 그 화를 다 쏟아내면 이도저도 되지 않을 걸 알기에 숨을 몇 번 길게 내쉬며 감정을 애써 추스르며 할 말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아들도 조용히 눈치를 보는 듯했고요.
그러고 몇 분간 속으로 할 말을 고르던 김집사는 간신히 입을 뗐습니다.
"이 짧은 말씀 시간이 너어게는 어떨지 몰라도, 아빠는 이 시간이 너의 삶을 붙들어주는 정말 중요한 시간이라 생각해. 말씀이 없으면, 우리의 삶을 우리가 주인이 되어서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야. 그런데 너는 지난 한 주간 내내 말씀을 읽지 않고 네가 주인이 되어서 너가 하고 싶은 대로 살고, 먹고 싶은 대로 먹으며 살았어. 그렇지만 아빠는 꾹 참았어. 그런데 일주일 만에 말씀 읽으러 기다린 아빠에게 너의 첫마디가 피곤한데 빨리 끝내시죠 인 거니?"
눈치를 보던 아들이 자기가 말을 너무 함부로 했다고, 죄송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너무도 화가 나고 실망이 되어서, 김집사는 '그런 마음이라면 오늘은 더 아무것도 못할 거 같다'라고 하고, 방에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그날이 지났습니다.
다음날 같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속상한 마음을 아내와 산책으로 겨우겨우 달래고, 시간 맞춰 들어와 거실 소파서 오늘 말씀 읽기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10시가 안돼서 아들이 거실로 성경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어제 자기가 너무 함부로 말한 거 같다고 다시금 사과를 합니다. 속상한 마음이 가득했지만,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같이 말씀을 읽기 시작합니다.
본문 말씀은 누가복음에 나온 유월절 마지막 만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보통 그날 읽을 말씀의 분량을 김집사가 정해서 나눠서 읽고 묵상한 것을 나누는데, 그날따라 아들이 범위를 미리 정해서 말을 합니다. 10절도 채 되지 않는 분량을 정한 것을 보고, 김집사는 속으로 '또 빨리 끝내고 쉬고 싶은가 보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나눔을 시작하면서 김집사는 놀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전까지는 말씀에서 말하는 1차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겨우 읽고 나누던 아들이, '떡', '피', '생명', '언약'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이 첫 번째 성찬식에 자기가 미리 공부한 내용을 나누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떡'과 '생명'에 대해서는 요한복음 6장의 '오병이어 사건'을 참고하며, 예수님께서 자기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 세상에 생명을 주는 하나님의 떡'임을 이야기했습니다.
'피'는 레위기 17장 11절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제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죄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를 인용하면서 예수님께서 왜 자기의 피를 마시라고 하셨는지를 이야기했고, '새 언약'에 대해서는 예레미야 31장에 기록된 하나님께서 새 언약에 대해 주신 말씀을 인용하며 새 언약의 의미, 그리고 예수님께서 왜 자신의 피로 새 언약을 세웠는지에 대해 자신이 공부하고 묵상한 것을 나누었습니다.
순간 김집사의 머릿속에서 그 주에 셀원들과 나눌 나눔 질문이 생각이 났습니다.
복음에 대한 당신의 반응은 무엇입니까?
그전까지 김집사에게 복음에 대한 반응은 주로 '감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서는 '인내'였고, 내 뜻을 꺾고 하나님 뜻에 나를 맞춰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보여준 모습에서 김집사는 복음에 대한 반응이 김집사가 생각하고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놀라운 것임을 깨닫습니다. 그저 감격의 회복, 삶의 회복 정도가 아닌, 완전히 다른 모습, 이전의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변화, 마치 '새사람'으로 태어난 것처럼 말이죠.
여러분의 '복음에 대한 반응'은 무엇입니까? 혹여 김집사처럼 그것을 너무 작고 제한적인 것으로 스스로 제한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가 믿는 복음은 놀라운 능력이 됩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로마서 1: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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