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집사 어디가 시즌2 #48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꼭 거쳐가는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김집사도 당연히 여러 차례 억울한 일을 당했었지요.
그런데 그 억울함도 종류가 있는 듯합니다.
1. 내 의도와 다르게 일이 안 좋게 진행되어서 혼나는 경우 : 의도는 없었지만, 잘못은 어느 정도 인정!
2. 내 의도도 없었고, 오히려 선의로 계속 도와주고 협업해 왔는데 그 자체를 부정당하는 경우 : 의도도 잘못도 없는 경우
뒤돌아보면 주로 1번 경우가 많았던 거 같습니다. 아직 업무가 미숙했을 때이거나, 업무 협조 시 communication문제나 부서 간 안력 문제로 결국 업무 진행 자체에 문제가 발생했던 경우겠지요. 1번의 경우는 어찌 되었든 간에 저도 책임감을 느끼겠지만... 이번 일은 결이 좀 달랐습니다.
일하던 중 타 부서 모 부장이 갑자기 김집사를 불렀습니다. 사실 이 부분도 김집사에겐 불만이었죠. 용무가 있는 사람이 와서 얘기하는 것이 당연할진대.. 모 부장은 늘 자기 자리에서 김집사를 오라고 불렀죠. 그리고 예전에는 더 심했던 적도 있었지요. 그땐 손을 까딱이며 불렀거든요. 어찌 되었든, 잔뜩 불만인 얼굴로 김집사를 오라고 불렀고, 갔더니 대뜸 화부터 내는 것이었습니다. 내용인즉슨 왜 제 일을 그쪽 부서로 떠넘기냐는 것이었습니다.
느닷없이 말로 한대 세게 얻어맞은 터라, 어안이 벙벙해졌던 김집사는 이게 무슨 일인지 잠시 생각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진행한 한 가지 일을 떠올릴 수 있었죠.
타 부서 업무와 제 업무가 미묘하게 얽힌 사안이었는데, 최근 지속적으로 본사의 협조를 요청하고 관련 미팅을 하고, 자료를 송부해서 다행히 Solution 제공 일정까지 정해졌고, SW 업그레이드하기 전에 데이터 요청을 받아서, 원래 진행하던 부서로 전달한 건 이야기인 듯했습니다.
사실 제가 굳이 옆구리 찔러 요청(?)할 필요가 없이, 그 부서에서 업데이트되는 진행 상황을 확인하여 알아서 진행했어야 하는 건이지만, 분명 바쁘다는 핑계로 안 하고 있을 듯하였고, 그렇다고 제가 다른 부서에 직접 업무지시를 내릴 수는 없어서.. 해당 부서 manager분께 조심히 인폼을 드렸고, 그 manager분이 그 부서 직원에게 이관시켰는데... 느닷없이 이 일을 제가 제 일을 떠넘겼다고 몰아붙이신 거죠.
바로 뭔가 분명히 하고, 잘못 알고 계신 거라고 이야기했었어야 했는데... 아무 예고도, 방비도 없이 얻어맞은 일이라... 제대로 말도 못 하고 말았습니다.
그날 하루는 김집사에게 참으로 힘든 하루였지요. 회사에서는 어찌 되었든 그날 진행해야 하는 업무가 있으니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는데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았고, 집에서도 분한 마음에 그리고 제대로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자기 자신이 너무 못나보여서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길고도 끔찍한 밤이 지나고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평소처럼 출근하며 김집사는 차 안에서 기도했습니다. 다른 기도 제목은 떠오르지도... 입 밖으로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아주세요"라는 기도밖에 나오지 않았지요. 그리고 보복하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기도로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령님께선 계속하기 싫은 기도를 하게 하시는 듯했습니다.
"복수가 나의 목적이 아니라, 오해를 바로잡는 것이 목적이 되길 원합니다."
라고 말이죠. 사실 김집사 마음속엔 '오직 복수'만이 가득했습니다. 말로 박살을 내버리고, 관련한 사람들이 이 만행을 다 알게 해서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했지요. 그리고 밤새 머릿속에선 그 시나리오를 짜고 있었습니다.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을 듯했지요. 그 작전은 완벽해 보였고, 저는 버튼만 누르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계속 마음속에서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완악하고 복수하고자 하는 겉사람과, 제 안에 오신 성령님으로 새로워진 속 사람과의 싸움인 듯했지요. 그리고 회사에 도착할 즈음엔 승부가 이미 나 있었습니다.
김집사는 도착해서 할 말을 다시 한번 정리한 후 그 당사자 부장님과, 그 부서 Manager 이 두 분께 정중히 시간을 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무실 밖으로 나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만약 직장에서 김집사가 당한 것과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혹여나 그런 일을 당해 김집사처럼 해명을 자리를 가지신다면, 절대 당사자와 단둘이서 자리를 갖지 말고 대화를 중재하거나, 감정적으로만 흐르지 않도록 제지할 수 있는 Manager level의 어떤 분을 꼭 함께 동석시키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야기 또한 사무실이 아닌, 잠시 벗어나는 자리에서 하는 것 또한 추천하는데요. 누군가가 보고 있고, 듣고 있을 경우 자신의 체면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감정적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집사는 떨떠름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그 부장님과 영문을 몰라 약간 어리둥절한 Manager분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어제 000 부장님께서 000한 일로 저에게 강하게 이야기하신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에 대해 분명 제가 다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거 같고, 만약 그렇다면 제가 사과를 드리고, 또 오해가 있다면 풀기 위해 잠시 이렇게 모셨습니다. 000부장님께서 먼저 그 부분을 말씀해 주신다면 제가 듣고 제 의견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제야 어제보단 조금 누그러진 말투로 000 부장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사실 어제 일만이 아니라 그동안 여러 차례 김집사가 자기 일을 그쪽 부서로 떠넘긴 것을 보았기 때문에 어제 일을 빌미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이죠. 김집사는 말없이 계속 들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억지도 있었고, 그 억지스러운 일을 제공한 다른 직원에 대한 분노도 중간중간 일었지만... 일단 참고 000 부장의 발언이 끝날 때까지 경청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 후 김집사는 일단 사과했습니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그렇게 느끼게 만들었다면 죄송하다고 말이죠. 그리고 제가 그 건에 대해 해명해도 괜찮을지 양해를 구하고 김집사는 말을 이어 갔습니다.
일을 떠넘겼다고 생각하게 된 1차 이유 즉, 해당 직원에게 "000 과장이 오늘 나 없다 생각하고 이 일을 진행하라"라고 말한 이유는, 둘이서 갔는데, 그 과장은 당연한 듯 "난 옆에서 볼 테니 알아서 해결해 주세요!!"라는 태도였고, 당시 김집사는 장기 해외출장을 곧 앞두고 있던 상황인데, 그쪽 부서에서 대체 인력도 없고 김집사도 없는 상태에서 해당 요청을 재차 받을 경우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해서, 그 000 과장에게 더 적극적으로 해당 업무를 진행하도록 하기 위해 한 말이었다고 해명하였고, 2차 예시의 경우 일을 떠넘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김집사가 고객사로부터 해당 부서에 불필요한 추가 업무 요청이 없도록 막아 준 것임을 차근차근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그 부서 차장이 유선으로 확인해 달라는 업무 요청을 오히려 수행해 주었다고 답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인력 부족할 때 김집사 자신의 업무가 바빴음에도 해당 부서 업무 인원 충원을 위해 합류해서 정말 머릿수만 채우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도 상기시켰지요. 000 부장은 그 사이 몇 차례 자신들의 부서도 바빴음을 강조하며, "너만 힘들었던 게 아니었다"라는 식으로 무마하려 했지만, 김집사는 "누가 더 바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오히려 업무 협조를 해오고 있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언성은 높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선을 그으며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추가하여, 오래전부터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 '자기 자리에서 오라 가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그것이 얼마나 무례한 일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도 받았습니다.
이야기 거의 말미에서, 대화 중 무의식적으로 이 분란의 근본적 이유가 슬며시 튀어나왔는데요. 바로 000 부장의 생각 안에 해당 부서가 받는 처우의 불공평 때문이었습니다. 그 피해의식이 쌓이고 쌓이다 자기 부서에 불합리하게 행동한 듯 보이자 바로 공격을 한 것이었지요. 그것도 참 슬펐습니다. 양측다 피해자임에도 피해자끼리 서로 싸우고 미워했던 일이 되어버렸으니까요.
결과적으론 그동안 김집사가 받았던 불합리한 처우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었던 반전 계기가 되었지만... 사실 이런 일이 없으면 제일 좋겠지요. 다만, 이 글을 검색해서 보신 분이라면 슬프게도 이런 경험이 있으셨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런 경험을 겪은 사람으로서 김집사가 전하고 싶은 말은...
"보복은 안됩니다!"입니다.
아무리 정당성이 김집사에게 있고, 100% 상대방의 잘못이라 할지라도... 회사 내에서 이런 문제로 이슈가 된다면 결코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보복이 아닌, 냉정하고 분명한 말로 시시비비를 예의를 갖춰 밝히고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그런 모습은 자칫 하극상으로 비쳐 결론적으론 아무리 잘 결론이 나도 양측 모두의 과실로 끝날 수밖에 없고, 자칫 억울함만 더 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아래 말씀에 비추어 '보복'은 나에게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 더 큰 이유이겠지요.
히브리서 10:30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 하시고 또다시 주께서 그의 백성을 심판하리라 말씀하신 것을 우리가 아노니
로마서 12:19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원수 갚는 것' 즉 '보복'은 내가 하나님이 되려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선 말씀을 통해 그것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을 내게 속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바로 '교만'일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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