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 하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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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죄의식도, 처벌할 길도 없는 미성년 범죄자,잔인하게 살해당한 딸을 위한 아버지의 복수가 시작된다히가시노 게이고가 고발하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아직도 피해자를 구원할 답은 보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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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이란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바로 얼마 전 미성년자 아이들이 훔친 차를 타고 도주하던 중 검문하던 경찰을 매달고 도주했던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제 또래인 40대에서부터 50대에 이르는 분들까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을 종종 듣습니다.
"우리 땐 상상도 못 할 일인데..."
맞는 말인거 같습니다. 예전 고등학교 때나 일어나던 일이 중학생, 그리고 초등학교 고학년 그리고 저학년에 이르기까지... 그 연령대가 점점 내려오고 있는 것을 쉽게 보게 됩니다.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 탓으로 전부 돌릴 수는 없겠지만.. 제 나이 사람들이 아이들이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일들이 지금 아이들 나이 때에 벌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책은 아직 미성년인 아이들이 길가던 여학생들을 납치, 강간하고 심지어는 촬영까지 일삼던 중 한 여학생을 죽인 후 시체를 유기하였고, 그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앞서 촉법소년을 언급했다시피.. 이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조차 그 죄질에 비해 받을 형벌은 터무니 없이 약할 것임을.. 그래서 피해자 가족에게 더 큰 아픔과 상실감을 안겨줄 것임을 예상하며 수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수사 중 만나는 가해자의 가족들의 모습에서는 한결같이 무관심, 무책임, 거짓을 동원한 책임 모면이 비칩니다.
"그야 아까도 말했듯 경찰이 어느 쪽 주장을 믿을지에 달렸지. 요컨대 증거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야. 너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이용당한 것뿐이야.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 그것만 지키면 재판에 가더라도 괜찮을 거야." (p157)
"그게 무슨 소리죠? 그러니까 우리 애가 죽였다는 말인가요? 아니...... 그건 명예훼손이에요. 변호사에게 연락하겠어요!" (p169)
그리고 좌절과 실의에 빠져있던 그 죽임을 당한 여학생의 아버지에게 의문의 제보 전화가 도착하고 그는 복수를 시작합니다.
사실 많은 스릴러가 그 결말과 그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긴박감이 주된 동력이라 한다면, 이 책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성년자란 이유만으로, 심신 미약이란 이유만으로 그 죄를 탕감받거나 감형받는 것이 정당한가?'
죽은 여학생의 아버지는 이 질문에 대해 단호한 대답을 합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라면 저도 그런 이상적인 주장에 동의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이런 일을 당하고 나서야 드디어 알았습니다. 한번 생긴 '악'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가령 가해자가 갱생하더라도 그들이 만들어낸 '악'은 피해자들 속에 남아, 영원히 마음을 갉아먹습니다. (p184)
저는 이 질문에 아직 명확한 대답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이 질문을 마음에 품고 읽어보시면 어떠실까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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